배트맨 V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온갖 악평에도 불구하고, ATMOS 사운드라는 이유가 있어 메가박스M2관으로 보러 갔습니다. 러닝타임도 꽤나 길어서 평일 저녁타임으로 들어갔는데 끝나고 나니 밤 10시가 되더군요. 기대를 접고 가서인지 저는 꽤나 볼만했다는 느낌입니다.

물론 DC 세계관에 익숙한 분들이야 불만이 많을 것 같지만, 맨오브스틸에서 보여준 모습을 그닥 벗어나지 않는 슈퍼맨에 비해 예전 타 작품들에 비해 중장갑, 무게감, 그리고 익숙함이 더해진 배트맨의 모습은 나름 괜찮았다는 느낌입니다. 물론 자꾸 이상한 꿈을 꾸고 뭔가 감정에 휘둘리는 면이 없지는 않지만.. 어쩌면 내공은 늘었지만 일상에 지쳤다는 느낌? 다른 장르에서 보면 마녀를 소탕하면서 자신이 암흑에 물들어가는 마법소녀들의 소울잼을 보는 느낌도 들더군요. 그 무게만큼의 중장갑으로 슈퍼맨과 전투를 하니 쿵쿵거리는 느낌, 좋더라구요.

반면에 슈퍼맨은 그냥 초능력 스토커. 은퇴해도 로이스레인 구하러 복귀, 고민해도 로이스레인 때문에 복귀, 적과 싸우다가도 로이스레인이 위험하니 그쪽으로 휙. 이건 뭐… 그래서 마지막 장면에서도 그닥 숙연한 느낌은 들지 않더라구요. 어떻게 수습하려고 하는건지..

뜻밖의 발견은 원더우먼. 갑자기 파티에서 마주쳐 이건 약간의 복선인가 했는데 나중에 둠스데이와의 전투에서 메인으로 활약하는걸 보고 호감도가 급상승. 사실 존재감이 별로 없었는데, 이번 전투에서 보면 슈퍼맨보다 더 활약했다는 느낌이랄까요. 직격을 방패와 브레이슬렛으로 막아내고 제대로 카운터를 먹이면서 로프로 움직임을 봉하는게 역시나 전투의 베테랑이라는 느낌이랄까. 새로운 발견이네요.

마무리도 이 한 작품으로서는 그럭저럭 임팩트있게 정리했다는 생각입니다..만, 후속편을 생각하면 걱정스럽긴 했습니다. 그럼 그렇지..라는 말이 안나오게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되돌릴 수 있을지? 이번에 떡밥이 나온 아쿠아맨이나 플래시, 사이보그가 얼마나 잘 어울리게 등장할지도 궁금하네요. 일단 고민의 몫은 제작자이니 한번 기대해 봅니다.

더불어, ATMOS는 기대에 비해 실망이었네요. 별반 타 상영관의 돌비 사운드나 DTS와 별로 다른 점이 느껴지지 않았어요. 아무래도 ATMOS의 장점을 보여주려면 몇 개의 object를 골라 사운드의 움직임을 들려줘야 하는데, 거의 큰소리 펑펑 하는 정도로만 끝나고 object 추적하는 소리의 움직임을 느낄 수 있는 scene은 없었던듯. 5월의 어벤저스 시빌워와 엑스맨 아포칼립스에서는 좀 나아지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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