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하게도 입구는 약간 좁다란 길가에 나있다. 다른 장소와는 다르게 건물앞에 나와있는 사람도 거의 없었고. 하지만 로비로 들어서자 심플한 공간 안에서 다니는 사람들의 물결이라니.. 그럼에도 워낙 널찍하게 공간배치를 해서 감상에는 거의 방해받지 않는 멋진 배치와 공간활용이 좋다. 현대미술작품이라 대작이 벽면을 크게 메우고 있는 것도 한몫 했을지도.
유학중인 선배가 종종 올 생각으로 MoMA 회원에 가입한 덕분에 동행인 자격으로 달랑 $5에 입장. 로비에 커다랗게 걸려 있는 루소의 작품에 잠깐 넋을 잃었다가 정신차리고 동선을 계획한다. 무엇을 먼저 보아야 할까. 고민하다가 우선 가장 위층으로 올라가 특별전부터 보고 하나씩 보며 내려오는 루트를 잡았다.
특별전은 Cezanne & Pissarro - 인상파의 두 화가가 함께 작업하면서 자신의 장점을 살리면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은 흔적을 나란히 감상해보는 재밌는 기획이다. 세잔은 표현은 거칠지만 강한 색상을 곳곳에 배치해 생생한 느낌을 주는 반면, 피사로는 부드러우면서도 풍경의 세부를 자세히 묘사해줘 친절하다는 인상. 그래서 같은 장소를 그린 작품인데도 느낌이 다르게 전달된다. 그러면서도 종종 서로의 특징이 반대로 나타나는 작품도 있어서 당황하기도. 흐뭇한 두 화가의 작품 속에서 퍼즐을 맞추는 기분이랄까? 둘 사이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MoMA - 감명깊게 관람하는 사람들
고흐, 피카소, 마티스..
리 프리드랜더(Lee Friedlander)의 사진전을 잠시 보고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무엇이 있는지도 모르고 5층 갤러리로 들어서자 잠시 정신이 아찔. 이렇게 멋진 작품이 방마다 한가득 펼쳐져 있다니.. 피카소, 고흐, 샤갈, 쟈코메티, 클림트, 에곤 쉴레, 마그리트, 미로, 칸딘스키.. 책이나 화보를 통해 보는 것과 직접 작품을 마주하는 것과의 차이란 이런 것이다 - 라고 주장하듯이 여기저기서 나를 불러대는 바람에 흐뭇하면서도 이리저리 뛰어다니느라 바쁘다. 아아, 행복해.

MoMA - 5층의 멋진 작품들
샤갈, 칸딘스키, 에곤 쉴레, 클림트, 달리, 쟈코메티, 피카소, 마그리트..
뚝 떼어내서 한국으로 가져가고픈 5층을 뒤로하고 내려오자 현대미술이 펼쳐진다. 작품의 크기가 커지면서 여러가지 다양한 시도가 보여 시대가 약간 달라진다는 느낌? 슬슬 다리가 아파져 두리번두리번 멀찌감치서 보며 한층 한층 걸어내려왔다. 2, 3층은 의외로 전시가 소규모라 가볍게 넘어감. 그래도 커다란 홀에 놓여있는 초대형 피라밋(+뾰족바위?) 조각은 매우 인상적이다.

MoMA - 그 외의 재미있었던 작품들
모빌, 앤디 워홀, etc..
MoMA 안뜰에 나와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나눠먹으며 잠시 쉬었다. (조금 비싼 감은 있지만 맛있다 ^^) 정원에서 한가하게 오후를 보내는 사람들도 꽤 많더라. 아이스크림 한 컵을 깨끗이 비우고 주위를 둘러보면서 이야기하다 보니 슬슬 폐관시간이 가까와 온다. 잠시 MoMA 기념품 가게를 한바퀴 둘러보고 블루노트가 있는 그리니치 빌리지로 이동.
그리니치 빌리지는 예술가들의 동네.. 라는건 옛말이고, 젊은이들이 많이 모여 돌아다니는 홍대앞 같은 분위기의 거리라는 느낌. 조그만 거리 좌우로 노천카페와 작은 식당, 바, 공연장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간단하게 쌀국수로 저녁식사. 뉴욕은 미국이라기보다는 여러 인종의 혼합도시라 퓨전요리가 가장 유명하단다. 그러니 중국요리, 베트남요리, 인도요리, 타이요리, 일본요리같은게 다 뉴욕요리라고.. 음, 어쨌든 깔끔하고 부담없는 맛이라 만족스러웠다.

그리니치 빌리지
아직도 시간이 남아 커피로 유명한 카페 단테에서 케잌 한조각과 커피를 즐겼다. 벽을 장식하는 피렌체의 풍경, 기둥에 붙어있는 옛날식 에스프레소 머신, 좁다랗지만 고풍스런 실내. 커피도 꽤 괜찮은 편이었지만 눈감고 찍어서 주문한 초콜릿 케잌이 정말 맛있더라. 시간이 남아 다행이라 생각.

카페 단테 - 초콜릿 케잌과 카푸치노, 에스프레소
시간이 되어 대망의 블루노트에 입장. 인터넷으로 한 예약 및 입장료 지불을 확인하고 자리를 잡았다. 무대에서 바로 두번째 테이블이다. 이렇게 가까운 자리에서 볼 수 있다니.. 음료를 무엇으로 할까 하다가 추천을 받아 와인을 주문. 호주산 Rosemount Estate Shiraz. 추천할 만큼 괜찮다는 느낌이다.
약간씩 와인을 홀짝이고 있자니 백발의 자그마한 할아버지가 올라온다. 팻 매스니(Pat Metheny)와 함께 미주리 스카이(Beyond the Missouri Sky) 앨범을 연주했던 찰리 헤이든(Charlie Haden). 생각보다 체구가 작아 놀랐다. 뒤이어 피아노, 트럼펫, 색소폰, (특이하게) 플룻, 드럼 주자가 등장해서 무대를 채운다. 실내가 어두워지고, 드디어 7월 31일의 블루노트 공연이 시작되었다.
베이스의 찰리 헤이든이 든든하게 받쳐주는 가운데 색소폰, 트럼펫, 플룻, 피아노가 돌아가며 멜로디를 이어간다. 악보도 없이 단지 서로의 느낌에 맞추어, 서로 대화하듯 이어가는 음악. 때로는 느리게, 때로는 열정적으로, 때로는 혼자, 때로는 함께 재즈를 통해 이야기하는 가운데 밤이 깊어가고.. 한시간 반의 공연을 마무리한다.

블루노트 - 찰리 헤이든의 재즈 공연
묘한 감동을 안고서, 음반 한장, 티셔츠 하나를 기념품삼아 들고서 숙소로 돌아가는 길. 스파이더맨에서 토비 맥과이어가 배달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피자집에서 피자 한판을 사들고 숙소로 돌아간다. 피자 한쪽, 맥주 한병과 함께 보내는 뉴욕에서의 7월.. 바이바이.

뉴욕 - 숙소로 돌아가는 도중 타임 스퀘어에서..
세번째 날 예고.
콜롬비아 대학, 리버사이드 교회, 그리고 엠파이어 스테이트에서 본 화려한 맨하탄 야경 이야기가 이어질 예정입니다. 언제쯤 올리냐구요? 글쎄요.. 사진부터 정리하고 나서.. :)
콜롬비아 대학, 리버사이드 교회, 그리고 엠파이어 스테이트에서 본 화려한 맨하탄 야경 이야기가 이어질 예정입니다. 언제쯤 올리냐구요? 글쎄요.. 사진부터 정리하고 나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