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각기동대 – Innocence

오시이 마모루 감독이 공각기동대(1995)의 후속편으로 제작한 극장판 애니메이션입니다. 배경은 전작의 인형사 사건 이후 3년이 지난 시점. 그래서인지 전작의 주인공이었던 쿠사나기 모토코 소령은 실종된 상태더군요. 덕분에 전작에서 조연이었던 바트가 주인공으로 전면에 나서 사건을 추적해 나갑니다.

이번에는 가이노이드라는 소녀형 로봇이 인간을 습격한 사건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초반의 분위기는 윌 스미스 주연의 아이, 로봇을 연상시키는 전개. 아라마키 과장은 바트와 토구사에게 비공식적으로 이 사건을 조사해 나갈 것을 지시하고, 두 사람은 야쿠자, 가이노이드 제작사 등으로 침투해 사건의 원인을 추적해 나갑니다.

화려하고 세심한 배경묘사

영화를 보면서 우선 눈에 띄는 것은 화려한 그래픽이지만, 그러면서도 전작의 나른하면서도 화려한 분위기는 그대로입니다. 총탄이 난무하는 전투 신에서도, 강렬한 격투 신에서도 그 나른함은 그대로 살아남아 몸을 젖어들게 하더군요. 여기에 전작보다 훨씬 강렬해진 사운드와 음악이 받쳐준 덕에 영상 더욱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내용면에서도 상당히 만족스러웠어요. 공각기동대란 작품의 큰 틀을 구성하고 있는 질문, “인간성이란 과연 무엇인가? 인간을 인간으로 정의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이번에는 로봇과 인간에 대한 대비를 바탕으로 풀어나가더군요. 팔다리는 물론 몸도, 얼굴도, 심지어 뇌까지도 기계(의체)로 바꿀 수 있는 시대. 의체화율이 거의 100%에 가까운 주인공 바트와 로봇의 차이를 구분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주인공 바트


가장 충격적이고 기억에 남는 내용은 이야기 초반에 등장한 여류과학자가 남긴 말이었습니다. 정확한 대사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인격이 형성되기 전의 어린아이를 인간이라 할 수 있는가? 육아는 어린 시절 인형놀이의 연장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라는 물음. 언뜻 들으면 분노가 먼저 치밀어오르지만 차마 반박할 내용이 떠오르지 않더군요.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는 사회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은 동의하지만, 후세를 키워나가는 것은 어떤 것인지, 아직 결혼 전이기에 그런 면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군요.

이전의 극장판에 더해 TV 시리즈인 Stand Alone Complex와 2nd G.I.G를 본 사람이라면 더 공감하면서 볼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뜬금없이 들어가 본 사람이라면 지루할 수도 있겠군요.

덧, 광학미체를 사용하지 않아 상당히 아쉬웠습니다. 1편의 첫 장면이 그만큼 강렬했다는 의미겠지요.

6 thoughts on “공각기동대 – Innocence

  1. 핑백: Be Human - The Blog of A.J.H

  2. philia

    Dr.Ocean / 사실 그렇게 친절한 작품은 아니죠. TV판 보셨나요? 여러번 볼수록 조금 더 진실에 가까와질 수 있을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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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맞아, 맞아. 어려웠어.
    내 홈피에도 올려놨지만
    현학적인 말의 성찬을 구경하고 있는 느낌이었달까?
    신문평에 말하길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르겠다. 라나 뭐라나. ^^

    응답
  4. 핑백: TheLibraryOfBab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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