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서스

넥서스5점
유발 하라리 지음, 김명주 옮, 김영사

전작인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에 이어 세 권째 유발 하라리의 저작을 읽어보네요.

동식물의 가축화와 인간의 사회를 이루는 능력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던 사피엔스, 사회를 이루며 이야기의 힘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단순한 무리 이상으로 대규모 사회를 이루는 방향을 분석한 호모 데우스였다면 이번 넥서스는 이런 ‘개념’을 이야기하고 공유할 수 있는 주체가 인간 외에 AI라는 존재가 추가로 생겨났다는 관점을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를 상상해 봅니다.

인간뿐만 아니라 AI가 목표를 제시하고 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가능성, 그리고 판단의 기준을 제안해주고 이를 인간 혹은 다른 AI가 승인할 수 있다는 상황이 왜 가능한지를 설명하면서, 이를 미리 고려하여 사회의 안전을 위해 지금까지 인간과 인간간의 관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한 다양한 정책 및 제약을 AI에 대해서도 (혹은 더 높은 수준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중심이 되었던 것 같네요.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하기 위해 너무 많은 텍스트를 쏟아낸게 아닌가 싶었어요. 읽으면서 계속 비슷한 이야기가 나열되는 느낌이라 그만둘까 하는 생각이 든건 오랜만인듯 하네요. 그래도 끝까지 결론을 보기 위해 꾸역꾸역 읽어낸 느낌. 장하다 나. 단, AI에 대해 미리 정책적 관점으로 인간과 동일한 수준으로는 제약을 검토해야 한다는데 대해서는 동감입니다.

아마 이렇게 읽는데 오래걸린 이유라면 사피엔스/호모데우스가 과거의 역사를 분석하는 것이라 명확한 관점을 제시할 수 있었는데 비해 넥서스는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미래의 일에 대한 지은이의 주관이 담긴 이야기라 이런저런 근거를 잔뜩 가져와서 설명하느라 그런게 아닌가 싶어요. 다른 한편으로는 AI의 발전 속도가 너무나 빠르기에 쓰는 과정에서 계속 새로운 상황이 발생하니 그때마다 새로운 논거를 가져와서 설명하느라 그랬을 수도 있고요. 그럼에도 상당히 개인적인 관점이라는 느낌은 많이 듭니다.

한번 생각해볼 만한 주제라는데는 동감. 전체를 완독하는데는 좀 어렵다는 느낌이라 추천하기에는 갸우뚱한 한 권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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