뤼팽전집4-813의 비밀

813의 비밀8점
813 (1910)
모리스 르블랑 지음, 성귀수 옮김/까치글방

뤼팽 시리즈 중 가장 많은 분량의 작품이라고 한다. 겉껍데기를 벗기고 가지고 다녔더니 누가 보고 마린블루스 다이어리라고 해서 웃기도. 하긴 겉면에 써있는거라고는 불어로 Maurice Leblanc / 813이라고만 써있으니 소설로 안보이더라도 할말 없지 뭐.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이기는 하지만 초반에 범인이 생각나서 계속 ‘저 사람이 범인인데’라고 생각하면서 읽는것도 좀 힘들더라. 어릴때 아동판의 기억이 남아있어서 그랬던듯. 그래도 당시의 시대상황과 대립하고 있는 국가들을 넘나드는 뤼팽의 스케일은 상당히 흥미로왔다. 아동판에 그런 정치적 사안들을 남겨놨을 리가 없으니 읽은 적도 없었을 테고, 그래서 흥미로왔을지도 모르겠네.

결말은 문고판과 다른것 같다. 뤼팽은 요즘 새삼 느끼는 것이지만 상당히 센치한 캐릭터인듯. 홈즈에 비해서는 감상적인 면모를 가끔씩 드러내는 걸 보면 더 애착이 간다.

전체적으로 분량이 많기는 하지만, 르노르망 씨와 세르닌 공작, 아르센 뤼팽이 엎치락뒤치락 하는 이야기 속에서 결말이 가까와질수록 새로운 사실이 계속 드러나는게 재미있는 소설. 처음부터 완역판으로 봤어야 했어..라고 후회하는 중.


마음에 드는 구절:
“좋아, 어쨌든 앞뒤가 그런대로 들어맞고 있어요… 일단 범인이 누군지 알고, 범행의 정황과 동기도 밝혀진 마당에 사건을 오래 끌 이유가 없어진 셈이오. 어떻소이까, 무슈 르노르망, 모두 동의하시겠죠?”
“전혀.”
– p.44

“너와 그 애 사이에는 도저히 건너뛸 수 없는 장벽이 가로놓여 있어… 주느비에브는 지극히 깨끗하고 고귀한 양심을 가지고 있단다… 한데 너는…”
“나는요?”
“너는… 너는 정직한 사람이 못 돼…”
– p.101

“자, 갑시다!”
“싫은데…”
“아니 뭐라구?”
“난 지금 머리를 쓰고 있는 중이거든…”
“머리를 쓰다니?”
“은닉처가 어디인지 생각 중이란 말이오…”
백작은 펄쩍 뛰었다.
“아니 그럼, 여태껏 모르고 있었단 말이오?”
“당연하지!”
– p.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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