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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겨진 소녀 – ![]() 클레어 키 지음, 허진 옮김, 다산책방 |
아일랜드의 감성을 담뿍 담은 1인칭이면서 관찰자적인 시선과 묘사가 강렬하게 느껴지는 잔잔한 소설입니다. 처음 제목을 들었을 때는 꽤 긴 이야기가 아닐까 했는데, 뜻밖에 아주 얇은 책 두께에 놀랐네요. 하지만 한장 한장 넘기면서 때로는 하이디같은, 때로는 빨간머리 앤같은 모습이 머리속에 그려지며 주인공의 마음의 성장이 느껴지는 모습을 응원하게 됩니다. 물론, 아이를 맡아준 아주머니와 아저씨의 마음씀씀이와 그들의 상실 또한 소녀를 통해 치유되는 모습도 관찰할 수 있구요.
뜻밖에도 이 책을 알게 된 것은 이유하닷컴의 포스트모던에 대한 독후감을 통해서였어요. 모던적인 글쓰기가 독자-책-인물과 사건을 이어주는 모습이었다면 포스트모던은 어떤 요소를 극복해서 새로운 방식과 관계를 구축할 것인가라는 물음에서 시작해 새로운 관점으로 해석하는 작품의 예로 이 소설을 예로 들었거든요. 덕분에 처음 읽으면서도 약간의 새로운 시각을 머리속에 넣고 읽을 수 있었고, 중간중간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묘사를 새로운 관점으로 생각해가며 읽어볼 수도 있었네요.
작품의 내용 또한 짧지만 마음을 울리고 여운이 있는 이야기라 더 만족스럽기도 했구요. 내용과 새로운 관점의 해석하는 힘이랄까. 그 조합은 이 얇은 한 편을 통해서도 꽤 강렬한 감정을 전해주는 것 같습니다. 영화판으로 본다면 더 새로운 시각이 열릴 것 같기도 하구요. 기회가 된다면 이 작품을 영상화한 아일랜드 영화도 한번 보고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