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번 본 영화버전이 매우 감명깊고, 후속 이야기가 어떻게 될지 궁금해하던 차에 뮤지컬이 오리지널 캐스팅으로 내한공연을 한다는 포스터를 보고 예매했어요. 상당히 치열해서 가족이 모두 한자리에 앉지는 못하고 저만 2층으로 올라가 보게 되었지만, 역시나 재미있고 멋진 공연을 볼 수 있어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원작은 여러 권으로 쓰여있고, 영화버전 역시 전반부만 영화화했음에도 상당한 길이를 자랑하지만, 뮤지컬 역시 전반부가 90분이나 되더군요. 하지만 그 시간 안에 모든 내용을 상당히 스피디하게 진행해서 지루할 틈은 없었습니다. 엘파바의 출생, 부모의 구박, 장애가 있는 동생에 대한 책임감, 남들과 다름에 대한 반항심 등이 쉬즈 스쿨에 들어가면서 상당히 변화하게 되는 과정, ‘갈’린다와의 초반 갈등과 댄스파티를 통한 화해와 우정, 피에로와의 만남, 아기사자 구출과 동물을 구하기 위한 에머랄드로의 여정, 그리고 오즈와의 만남과 갈등, 그리고 ‘글’린다와 갈라서고 각성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영화와는 다르게 멋진 조명과 실제 육성으로 부르는 넘버들이 너무 좋았네요. 엘파바와 글린다 역의 배우들 목소리와 파워에 정말 감동했어요.
그리고 미지의 스토리가 전개되는 후반부. 재밌었습니다. 오즈의 마법사 원작과 이어지며 쏠쏠한 웃음포인트가 꽤 있었어요. 미디어 정책으로 왜곡되긴 했겠지만 폭풍으로 날아온 집에 깔리는 먼츠킨의 동쪽마녀, 목소리로만 출연하는 도로시, 원작과는 반대인 양다리 양철나무꾼과 꼬리만 등장하는 겁쟁이 사자, 그리고 마지막 의외로 멋진 인물이었던 허수아비까지. 하지만 내용 자체는 자매에 걸친 이중 삼각관계와 정치권까지 아우르는 불륜으로 이어진 출생의 비밀 -_-; 아, 교육상 안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했네요. 뭐, 잘 봤으니 (또르르)
후반부 스토리가 상당히 억지스러운 막장드라마스럽기는 했습니다만, 그럼에도 충분히 볼만하고 라이브 넘버들은 꼭 들어봐야 하는 작품이라는 느낌이었네요. 무대장치도, 배우들도, 그리고 노래 뿐만 아니라 오케스트라 연주도 정말 좋은 공연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