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미술관 2: 한국

방구석 미술관 2 : 한국8점
조원재 지음/블랙피쉬

얼마전 봤던 방구석 미술관의 2편입니다. 1편이 서양미술사 중심의 구성이었다면, 2편은 제목에 나와있듯 한국의 근대 사조를 이끌어간 화가들의 이야기를 펼쳐내고 있네요. 이중섭, 박수근, 김환기 등 교과서에서 본 기억이 있는 화가들이고, 작품도 대강 알고 있으나 그들의 삶에 대해서는 잘 몰랐던, 그런 분들의 이야기가 펼쳐져 있습니다.

일단, 좋았어요. 마나님 덕에 한국 근대미술에 대해 많이 본 터라 작가나 그들의 작품은 익숙했지만 그들의 삶에 대해 몰랐던 부분이 조목조목 맛깔나게 설명되어 있어 흥미로왔습니다. 그런데 그게 초반에 너무 힘들더라구요. 너무 그리고 싶어 역경을 무릅쓰고 미술 공부를 하고, 유학을 가고, 그 와중에 사랑을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고.. 하지만 시대의 상황 때문에 먹고사는데 힘들고 가족과 헤어지고 사기도 당하고 사회에서 잊혀지기도 하고 등등. 이중섭, 나혜석의 이야기는 그런 스토리를 알게 되어 새로왔지만 그래서 읽기 힘들기도 했습니다. 이응노 화백의 경우는 잘 살고 있는데 갑작스레 동백림 사건에 연루되어 옥살이를 하게 된 것도 황당하기 그지없었고요.

그나마 이어지는 유영국, 김환기, 박수근, 백남준 등의 이야기는 아주 행복하진 않더라도 흥미진진하게, 흐뭇하게 볼 수 있는 점이 많아 편안히 볼 수 있었어요. 다만 마지막의 이우환 화백의 경우는 당황스러운게, 작품 사진이 하나도 없는거에요. QR코드로만 다양한 전시공간에서 링크한 화면을 볼 수 있게 연결해놓기만 한걸 보니 아무래도 저작권 사용동의를 못 얻은 모양인듯. 아쉽더군요. 나중에 그 링크가 살아있다는 보장도 없으니 말이에요.

그럼에도 한국 근현대 화가분들의 삶과 작품을 재조명한다는 점에서 꽤 괜찮은 책이라는 생각입니다. 특히 작품은 본적 있더라도 그것이 한국의, 혹은 세계 미술사 속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몰랐던 사람들이 볼 때 더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즐겁게 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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