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아이덴티티

[세트] 본 아이덴티티 1~2 세트 – 전2권6점
로버트 러들럼 지음, 최필원 옮김/문학동네

로버트 러들럼의 추리/액션 소설. 영화 본 아이덴티티의 원작인데 갑작스레 궁금해져서 집어들었더랍니다. 하지만 매력적인 설정과 영화에 비해 장면 묘사나 전환이 너무나 갑작스럽고 갑툭튀하는 인물들이 너무 많아 읽기 쉽지는 않더군요. 앞부분 넘어가는데 거의 한달이 걸렸고 그제서야 발동이 걸려 뒷부분은 며칠만에 완독했네요.

주인공은 자기가 누구인지 모르는 제이슨 본과 우연히 학회에서 마주치며 본에게 끌려다니게 (나중에는 쫓아다니게) 되는 마리 생 자크. 어부에게 구출되어 스위스 은행과 파리 도심, 뉴욕을 넘나들며 자기가 누구인지 찾아다니는 과정은 영화와 동일하지만, 훨씬 더 상세한 내용으로 그들의 행동과 반대편의 행동을 글을 통해 따라다니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80년에 나온 소설이란 점을 생각하면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게, 아무래도 요즘과는 장면 묘사나 스토리 흐름의 호흡이 훨씬 길기 때문이지 않을까 하네요. 그럼에도 작품 내용과 액션이 별로 부자연스럽지 않다는 것은 작가의 솜씨가 아닐까 싶습니다.

책으로 이해하기 힘든 부분은 역시 ‘본은 누구를 상대하는가’ 가 정말 알기 어렵다는 점. 본 자신의 기억도 찾아야 하고, 숙적인 카를로스의 정체를 밝히는 동시에 그에게 발각되면 안되며, 트레드스톤이라는 조직도 본의 소속인지 적인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본을 쫓고 있기에 도망다녀야 하는 구도입니다. 사건 하나가 일어나도 이게 세 가지 구도로 엮어서 해석해야 하니 – 특히 카를로스 쪽과 트레드스톤 쪽, 여기에 미국 정부/CIA까지 엮이면 누가 누군지 많이 헷갈리네요.

그런 정글 속을 헤매다니면서 후반으로 가면 조금씩 조금씩 진도가 나갑니다. 카를로스의 본거지와 열쇠를 쥐고 있는 프랑스의 노장군을 만나고, 본의 과거를 형성하는 탐 콴의 기억도 제자리를 찾습니다. 카를로스와도 일전을 치르고 트레드스톤과도 만나게 되며 오해를 풀기까지 실마리를 풀어가기에 마지막 장을 넘기면서는 겨우 한숨 돌리게 되네요. 여전히 카를로스의 행방은 미지수지만 그건 다음 시리즈에서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애고, 이 시리즈를 더 읽어야 하네요.

영화판을 각색한 작가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도 드네요. 책을 한번 더 읽기보다는 영화를 보면서 차이점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