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창조자의 율법 – 제임스 P. 호건 지음, 조호근 옮김/폴라북스(현대문학) |
별의 계승자 시리즈의 저자 제임스 P.호건의 또 한편의 SF입니다. 태양계에서 상당량의 대기를 가지고 있는 독특한 천체인 토성의 위성 타이탄을 배경으로 먼 우주의 초진화문명에서 만들어진 자기복제기계에서 탄생한 기계 기반의 생명체를 발견한 지구인들, 그곳으로 가게 된 지구인들의 면모와 이들을 지원하는 조직이 바라는 서로 다른 목적들, 그리고 실제로 외계인들 – 여기서는 탈로이드인들과 실제로 접촉하게 된 지구인들의 행동을 통해 차별과 인권, 편견과 이해, 안정과 모험 등 다양한 가치에 대해 한번씩 생각해보게 됐네요.
유리겔라같이 대중을 대상으로 한 마술사 잠벤도르프와 그를 이용해 중세시대같은 사회를 이루고 있는 탈로이드의 세계를 제국주의시대처럼 식민지화하고 싶어하는 기업, 하지만 탈로이드와 접촉하면서 그들이 우리와 동일한 인격체이자 사람이라고 느낀 잠벤도르프와 우주선의 멤버들이 타이탄을 누비면서 벌이는 사이비 교주같은(?) 혹은 신의 사자같은 기적 쇼들, 그 과정에서 서로 반목했던 탈로이드 형제들(갈릴레오와 모세)이 서로 달랐던 생각을 돌이켜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게 된 과정, 이를 통해 기업의 음모를 분쇄하고 탈로이드들과도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게 된 결말, 모두 흐뭇하게 볼 수 있는 한 편이었습니다.
두 세계를 넘나들면서 진행되는 이야기와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 (그것도 지구인과 탈로이드인의 두 종족) 사이에서 누가 누군지 많이 헷갈리는 점이 단점이라면 단점이겠네요. 그럼에도 즐겁게 읽을 수 있는 한 편의 SF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