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저편 (Afterdark)

어둠의 저편4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문학사상사

무라카미 하루키의 하룻밤 이야기.
어느덧 하루키씨가 소설을 내놓기 시작한지 20년이 훨씬 넘었네요.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가 1979년작. 26년인가요.. 하루키의 소설을 읽기 시작한 것은 대학교 입학 때 ‘상실의 시대’부터니 그것도 10년이 넘었네요 ^^

읽으면서 역시 하루키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예전같으면 정말 이야기의 시간에 맞춰 하룻밤에 걸쳐 읽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 정도로.. 마리와 에리라는 두 자매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 깨어있는 한 사람, 잠들어있는 한 사람의 이야기가 번갈아가며 전개되고, 서로 갈라져 있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하나로 접근해 가면서 마무리되는 구조가 재미있어요. 단 하룻밤이라는 시간 속에서 전개되는 사건과 대화, 독특한 일을 하는 독특한 캐릭터, 그리고 하루키의 분위기도 살아있구요.

지금 생각해 보면 이야기는 두 명의 자매 이야기이니만큼, 구조적으로는 적당한 마무리였다고 생각되지만, 중간의 중국인 여자애와 야근하는 아저씨 쪽 스토리가 좀 붕 떠있다고 생각되네요. 그쪽도 메인 스토리에 맞춰 적당히 결말을 지어줬다면 좋았을텐데.

하루키씨의 소설에는 길거나 짤막한 두 가지 스타일이 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긴 소설은 항상 만족스러운데 짧은 소설은 어딘가 모르게 부족한 감이 있더군요. 싫은건 아니지만 해야 할 이야기를 다 끝맺지 못한 것 같다는 느낌?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댄스댄스댄스, 해변의 카프카는 매우 만족스러웠던 반면, 스푸트니크의 연인은 아쉬움이 많았으니까요. 이번 ‘어둠의 저편’ 역시 상당히 몰입해서 읽다가 마무리가 조금 어색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서 아쉽네요.

그래도 읽는 사람을 자연스럽게 몰입시키는 솜씨는 갈수록 능숙해지시는군요. 그런 문체에 걸맞는 즐거운 이야기를 다음에는 좀더 길게 보여줬으면 하는 소망입니다. 차기작을 기대하며..

링크: 니야님의 ‘무라카미 하루키-After Dark

5 thoughts on “어둠의 저편 (Afterdark)

  1. 그래도 하루키의 시야가 점점 넓어지고 있단 느낌이 들어 좋던걸.
    시각적인 움직임을 강조한 것도 좋았구.
    그래도 하루키는 아직까지 실망시키지 않는 작가 중 한 사람. ^^

    응답
    1. philia

      우훗, 아쉬움이 있었을 뿐이지 읽을때는 재미있었어요. 실망까지는 아니라구요 ^^

  2. gming

    저도 어둠의저편을 읽고, 조금 아쉬웠어요.
    뭔가 이야기를 더 듣고 싶은데, 들을 수 없는 아쉬움말이죠 : )
    그래도 하루키 좋아요

    응답
    1. philia

      이야기를 더 듣고 싶은데, 들을 수 없는 아쉬움이라, 딱 제 느낌이네요. 그러게 마무리 이야기를 조금 더.. T_T

  3. 핑백: [ storehous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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