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미 앳 더 게이트

Enemy at the Gates (2001)

너무나 잘 알려진 영화인데 이제껏 못 봐서 뒤늦게 감상해 보았습니다. 실화 기반이면 보통 재미가 떨어지기 마련인데 상당히 잘 만든 것 같아요. 2차대전 당시 스탈린그라드를 두고 대치하던 독일군과 소련군 사이에서 장병들의 사기를 올리기 위해 한층 더 홍보된 저격병 바실리 자이체프(주드 로)의 스토리입니다.

바실리는 원래 독일군의 진격을 막기 위해 방패처럼 투입된 목동 출신의 병사였으나, 전투 중 쓰러졌다가 깨어나 적군 장교를 저격하려던 홍보장교 다닐로프(조지프 파인즈) 대신 총을 받아들고 장교뿐 아니라 다섯 명을 차례로 저격하면서 사기를 올리기 위해 기사화되고 양 측에서 모두 주목할 병사로 떠오릅니다. 계속해서 스탈린그라드를 지키며 실적을 늘리기 원하는 흐루시초프, 이를 끊기 위해 투입된 상대측의 베테랑 저격교관 쾨니히 소령(에드 해리스), 양측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정보를 흘리는 러시아인 소년 샤샤, 다닐로프가 짝사랑해서 2선으로 빼내려 하지만 가족의 복수를 위해, 그리고 일선에서 전투를 계속하는 바실리를 좋아하기에 계속 전선에 머무르는 여자병사 타냐 모두가 전형적이지만 탄탄한 각자의 스토리를 가지고 이야기를 만들어나가요.

바실리가 정말 뛰어나고 상당한 실적을 올렸지만, 본인도 쾨니히에 비해 실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고 느끼고 있었고, 그럼에도 피할 수 없는 대결을 당당하게 나섰으며 마지막에도 혼자만의 힘이라기보다는 자신을 지지해주는 한사람 한사람의 희생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는 것도 참 좋았습니다. 그게 비록 연적이자 절친이었던 사람이었고 애증의 관계였다 해도 말이죠.

미이라의 여주인공이었던 레이첼 바이스가 이 작품을 통해 얼굴을 알렸다고 하더군요. 그럴 수 있겠다 싶을 정도로 매력적으로 캐릭터를 연기했다는 생각입니다. 입소문이 난 작품은 그만큼의 임팩트가 있네요.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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