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에 오픈된걸 보고 ‘아 이건 좋네’ 하면서 보게 된 이터널스. 그냥저냥 볼만하네 하고 있다가 이런 신작이 올라오니 나름 괜찮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터널스는 굳이 극장을 찾아서 봐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는데 별 기대 없이 보니 나름 재미있었어요. 히어로물이라기보다는 오히려 K-드라마라는 생각이 드는 스토리라인이라 생각하고 보니 딱 맞는듯.
처음 설정이 공개되었을 때 이렇게 많은 인물을 어떻게 기억하나 싶었는데, 마블이 확실히 어벤저스를 꾸리면서 캐릭터 구축은 나름 노하우를 잘 쌓아놓은 것 같습니다. 이터널스 한명한명이 빠짐없이 자기 캐릭터를 잘 만들어서 관객에게 각인시키는건 확실하네요. 제일 희미한 캐릭터가 원 리더인 에이잭인데, 이분이야 피해자니까 기억날수밖에 없고.. 분량이 작은 마카리/킨고/드루이그 또한 나름대로의 개성을 부여해서 괜찮았네요. 마카리는 이카리스와의 전투 때 보여준 스피드 액션, 킨고는 발리우드 촬영(?!), 드루이그는 숲에서의 신도(?)들 조종 같은 씬이 인상적이었어요.
K-드라마 같다고 한건 역시 러브라인 때문. 세르시는 옛 애인 이카리스와 현재 애인 데인(인간)과의 관계, 스프라이트는 이카리스를 옛날부터 짝사랑, 길가메시와 테나는 그냥 러브러브지만 테나가 불치병에 걸렸고 등등. 애증과 배신이 이어지는 스토리라인은 옛 신들의 이야기라도 드라마로 만들어버리는 힘이 있나봅니다. 훗.
좀 오래 하지 일찍 전열에서 이탈해버린 마동석 님이 좀 아쉽지만 다른 마블 영화들이 그랬듯 후속편에서는 캐릭터들이 좀더 활약해줬으면 하는 희망입니다. 특히 졸리 님의 테나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어요. 전쟁의 여신이지만 나이가 들어서인지 제대로 싸움을 보여준 씬이 좀 적었던 것 같아서.. 빌런으로 아노 데비안츠도 너무 쉽게 썰린 것 같아 다음에는 좀더 파워업을 보여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