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 그리고 생선가시

그제 저녁, 회사에서 입사했을 때부터 함께 일했던 분이 상을 당했다고 하셔서 조문을 가기로 했습니다. 게시판에 공지된 것을 보니 포천이라더군요. 길도 멀고 교통편도 애매하고 해서 몇 사람과 함께 일찍 회사를 나서기로 했는데, 마침 그날 아침부터 예정되어 있던 외부 회의가 길어져 다른 사람만 보내게 되었습니다.

어쩔까 하다가, 평소에 안입던 양복도 입고왔고, 조의금도 준비했고 해서 그냥 시외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어요. 양재에서 버스를 타고 강남역으로 가서, 강변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면 두시간 내로 도착하겠더군요. 돌아오는 길에는 먼저 간 사람들도 만나서 조금 편하게 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구요. 다행히 버스-지하철-시외버스로 이어지는 타이밍도 잘 맞고, 시외버스도 거의 정류장에 서지 않는 급행편이라 짧은 시간에 포천에 도착해 택시를 타고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뭐, 버스에서 잘못 내려 강남역까지 한 블록을 걸었다는걸 제외하면 말이죠 ^^)

조문을 마치고 상 당한 분과 이야기도 좀 나누면서 조금 늦은 식사를 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포천의료원이 좀 외진데 있어 택시가 없었지만, 별로 포천터미널에서 멀지 않아 걸어서 서울로 가는 버스를 탔어요. 이번엔 완행이었지만, 잘 귀가했습니다.

생선가시 조심!

그런데 문제는 그날 저녁부터. 목안이 좀 까끌하고 따끔한게 이상하다 싶었는데, 다음날 아침까지 계속되더군요. 문상가서 먹은 생선전 or 북어찜 속에 가시가 숨어있었나봐요. 아무래도 그냥 넘어갈것 같지 않아 출근해서 바로 가방만 놓고 쏟아지는 빗속을 뚫고 이비인후과를 찾았습니다.

검진해본 결과 꽤 깊숙한 위치에서 가시 발견. 한번은 실패하고, 입안을 마취한 뒤 의사선생님이 두 손을 써야 한다고 해서 내 혀를 손으로 잡고 헤~ 하는 자세로 참아가며 간신히 생선가시를 회수했습니다. 음음.. 꽤 크더군요. 우째 저런게 들어갔나..

염증이 생기지 않게 주사 한방 맞고 돌아왔습니다. 그래도 목 속이 시원하니 좋군요. 음음.. 앞으로는 항상 조심해야겠습니다.

4 thoughts on “조문, 그리고 생선가시

  1. sj

    그 생선가시 사진이라도 찍어서 올려보지 그랬나. 얼마나 큰거 였는지 궁굼하군.

    응답
    1. philia

      카메라도 없었고, 별로 찍고싶은 마음도 없었고, 생각만큼 많이 크지는 않았답니다 -_-;;;

  2. 동생

    오빠 전에도 한 번 까시 걸려서 병원 간 적 있는데.
    천천히 꼭꼭 씹어 드셔~

    응답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