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멈추는 날, 벼랑위의 포뇨

뭔가 빠뜨렸는데.. 하고 연말의 기록을 들추다보니 발견한 두편. 지구가 멈추는 날이야 그렇다 쳐도, 벼랑위의 포뇨를 잊어버리다니, 네놈이 제정신이냐! 출장이 두건 있었고 연말연시가 정신없었고 그 와중에 보신각도 갔다오고 했다고 해도, 미야자키 할아버님의 역작을 빼먹다니 이무슨정신이심..

1.지구가 멈추는 날 (The Day The Earth Stood Still)
왠지 딱 이때는 볼만한 영화가 없었답니다. 트와일라잇의 영 껄끄러우심이 아직 벗어지기 전에 간만에 친구를 만나 영화한판 때릴까 하면서 고르다보니 볼만한게 영.. 그래도 예전 코드명J 라는 사람들은 잘 기억 못하는 마이너한 SF영화에서 나름대로 역할을 해주신 (그리고 매트릭스에서 공전의 가상공간 영웅이 되어주신) 키아누 리브스 님께서 출연하시기에 골랐어요. 원작은 어떤지 몰라도 대작이든 소작이든 SF라면 존중해 주시는 배우라는 생각을 해서였겠죠.

하지만 결론은.. 시나리오가 영. 아니, 배우를 잡아놓고 쓰질 않더이다. 나름 액션배우라는 그분을 멍하니 서있으면서 묘한 표정과 손짓만 하는걸로 종료. 아깝기도 하여라.. 이럴거면 차라리 열심히 뛰어다니는 여주인공에 돈을 더 쓰셨더라면.

…어쨌든, 자연을 보호합시다 (주제)

2.벼랑위의 포뇨 (崖の上のポニョ: Ponyo On The Cliff)
아우우우웅, 귀여워! 소스케 스끼! 포뇨포뇨포뇨 사카나노코(魚の子)~♬ 우왕우오아~!

미야자키 할아버님이 돌아오셨습니다. 원작은 인어공주라는데 어찌 이리 미야자키스럽게 바꾸어놓으실 수가 있으신가요. 어찌보면 징그러울지도 모르는 인면어(人面魚)를 보자마자 지켜준다며 끼고도는 소스케도, 소스케가 좋다며 안락한 바닷속 생활을 벗어나는 포뇨도 모두 왕 귀여우면서 참 용감합니다. 옆에서 꿋꿋하게 아들과 며느리감(?)을 응원해주는 터프하지만 자상한 우리 엄마 리사도 멋지기 그지없어요. 역시나 미야자키 애니메이션에서는 용감한 여인들이 주인공이더군요.

스토리야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지만, 그보다도 미야자키옹의 그 포근하면서도 생동감넘치는 그림이 이 작품의 백미입니다. 예쁜 항구마을, 폭풍우 속에서 바다위를 뛰어다니는 포뇨, 홍수 이후 배를 타고 이동하면서 펼쳐지는 풍경, 그랜만마마와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물속 등 한컷 한컷이 정말 미술작품스럽다는 느낌.

깔끔한 스토리에 예쁜 그림, 그리고 귀엽고 활기찬 진행. 연륜이 쌓여 최고의 자리에 다다른 거장이 의외로 가볍게 선보이는 소품같은 작품입니다. 연말 최고의 선물이라는 느낌이랄까.. 아이에게든, 어른에게든 부담없이 추천하고 싶은 애니메이션이네요. 왕 좋아요 🙂

2 thoughts on “지구가 멈추는 날, 벼랑위의 포뇨

  1. sj

    코드명 J 난 잘 기억하고 있소. Johny Mnemonic 나름 호화 케스팅인고 원작자도 무척 유명한 분이구만.. 우리나라에서만 마이너한게 아니었는지.. 뭐 대박 터트린 건 아니니까.. 그래도 난 무척 감명 깊게 보았는데… 이것 때문에 키아누 리브스가 메트릭스에 출연할수 있게 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오. 그리고 표뇨는.. 극장에서 보고 싶은데 여기서는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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