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비안의 해적: 세상의 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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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일인지, 이번 대작 러시 시즌에는 개봉 초반에 영화를 보게 되는 일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 성황리에(?) 개봉했던 스파이더맨3도 그렇고, 이 캐리비안의 해적: 세상의 끝에서 역시 토요일 조조로 보았네요. 덕분에 네트를 떠도는 수많은 스포일러를 여유로운 마음으로 감상하고 있습니다.

이번 3편의 특징이라면 수많은 인물들이 쉬지않고 몰려나와 계속 바통터치를 하며 싸움질을 한다는 것이겠지요. 1편의 바르바로사, 2편의 데비 존스에 이어 3편에서는 주윤발을 비롯한 해적의 아홉 영주가 모여 더욱 커진 스케일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중심 줄거리를 보자면 역시나 잭 스패로우-데비 존스-윌 터너의 세 명이 각자 자신의 목적을 위해 서로를 이용하고자 하는 이야기겠네요. 윌 터너가 은근슬쩍 끼어들다니, 1편을 생각한다면 정말 많이 컸군요 (웃음)

엘리자베스 스완 양은 갈등의 중심축은 아니면서도 이 사람들 사이에 끼어서 없어서는 안될 갈등과 감정을 만들어넣는게 참 신기합니다. 물론 중간에 소중한 사람을 하나 잃기는 하지만, 데비 존스하고도, 잭 스패로우하고도, 윌 터너하고도 특별한 원수지간을 맺지는 않았는데 끝까지 주위를 맴돌다 [해적왕]까지 되구 말이에요. (이리 쉽다니, 원피스 루피가 땅을 치겠어) 그러고 보면 이 싸움판에서 가장 큰 수확을얻은건 스완 양일지도. 명예도 얻었지, 사랑도 얻었지, 자식도 얻었지. 아, 사랑을 얻긴 했어도 걸림돌이 생겼으니 좀 그런가? 어쨌든, 이번 역시 크레딧이 다 올라간 후의 후일담을 놓치지 말것!

영화를 보며 놀라왔던건, 수많은 인물들이 이 세 사람을 둘러싸고 치고박다 보니, 세 시간이라는 러닝 타임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는 점이었네요. 감독의 솜씨인지 제작자의 솜씨인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제리 브룩하이머라는 제작 딱지(하이킥의 제리 뽈록하이머가 갑자기 생각-_-)가 붙는 영화는 그만큼의 속도감을 보여준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한스 짐머의 장중한 음악도 한몫 했겠죠.

요즘 한미FTA도 있고 해서 한국영화의 위기라든지, 스크린쿼터의 잘못된 선택이라든지 하는 말이 많이 들리기는 하지만, 이런 영화를 보다 보면 관객의 결론은 정직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상영관이 적어도 좋은 영화는 사람이 몰리고, 아무리 상영관이 많아도 재미없는 영화는 망하거든요. 쓸데없는 조폭코믹카피스토리는 그만하고, 정말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주었으면 하는 희망입니다. 쉬리나 JSA, 올드보이 같은 영화는 정말 재밌었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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