퐁피두센터 한화 개관전인 큐비스트 전시에 다녀왔습니다. 꽤 멋진 공간에 신경써서 만든 전시공간이라 감동했네요. 접근성은 조금 떨어지지만 시민아파트를 건너서 바로 보이는 공간에 들어서면 널찍하면서도 안정감있는 공간에 놓인 한 점의 조각이 가져다주는 편안함이 좋았습니다.
전시는 2층의 두 전시관을 사용하는데, 큐비즘의 역사적 순서에 따라 작품들이 배열되어 있어요. 피카소의 여성 초상을 시작으로 브라크, 파리스, 로랑생 등 익숙한 화가들과 미처 몰랐던 화가들의 작품이 큐비즘의 시작과 분석기를 거쳐 살롱-오르픽-종합으로 발전해나가다가 전쟁을 거치고 세계로 퍼져나가면서 이후 모던 아방가르드로 이어지는 흐름이 잘 느껴져서 좋았네요. 특히 유명한 작품은 없었지만 그래서 더 화가들의 특징이 잘 보였고, 피카소가 왜 그렇게 높게 평가받는지를 다시금 느낄 수 있었네요. 색은 색대로, 드로잉은 드로잉대로, 그렇지만 둘이 어우러져 새로운 가능성을 열면서 이를 무대와 같은 종합예술과 결합한다는건 정말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3층에는 국내 작가들이 큐비즘의 영향을 받아 나름대로 해석하고 적용하며 활동했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이 작품들이 또 너무 좋았습니다. 김환기, 한묵, 유영국의 작품이 가장 앞서 보여졌는데 색채 뿐만 아니라 색감과 질감이 너무 독특하고 예뻤고요, 뜻밖에 동양화면서 큐비즘의 영향이 보이는 박래현 님의 노점과 고양이 두 점도 좋았고, 마치 유화 구성 작품인가 했지만 섬유에술인걸 알고서는 깜짝 놀란 이신자 님의 작품이 매우 강렬하게 기억에 남았네요. 별도 전시가 있다면 꼭 가봐야겠다 생각했어요.
좋은 공간이 생긴데다가 너무나 널찍하게 편안한 감상 환경을 제공하기에 차기 전시가 있으면 하나하나 꼭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평일 오후 즐겁게 잘 볼 수 있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