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무트 뉴튼(Helmut Newton)의 패션 누드 사진전

나스타샤 킨스키 초상

시내에 나간 김에 조선일보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헬무트 뉴튼 사진전에 다녀왔습니다. 서울 시내 대부분의 전시가 방학중인 학생들로 바글대는 반면 헬무트 뉴튼 전은 학생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편하게 볼 수 있을거라 생각했거든요. 빙고!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에서 천천히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전시 주제는 크게 누드 시리즈, 초상 시리즈, 패션 시리즈, 죽음 시리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띄는 거대한 빅 누드도 강렬했지만, 사실 초상 시리즈가 더 재미있었어요. 믹 재거, 리즈 테일러, 시고니 위버 등 유명인들의 한 순간 한 순간을 묘사한 모습이 카르티에-브레송의 인물사진과 대비되어 더 강렬하게 느낌을 전달한게 아닐까 싶네요. 우측의 사진도 그 중 하나. 오늘 본 작품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이었습니다. 티켓에도 이 작품이 인쇄되어 있더군요. 패션 시리즈도 나름대로 볼만했습니다만, 죽음 시리즈는 잘 와닿질 않더군요.

인물사진이란 면에서 볼 때 헬무트 뉴튼의 사진은 정말 매력적입니다. 화면 가득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인물, 적절하게 놓여져 있는 소품, 완벽하게 안정되어 있는 배경이 가득한 완성된 느낌이 들었어요. 사진의 가로세로 비율도 작품에 따라 다른 걸로 봐서는 원하는 주제를 강조하기 위해 잘라낸게 아닐까 싶더군요. 사실은 어떨지 모르지만요 ^^

얼마 전에 봤던 앙리 카르티에-브레송 같은 작가와는 상당히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기자 출신과 패션지 출신과의 차이점인지, 순간을 포착한다기보다는 연출을 통한 구도의 극대화를 꾀하는 느낌이랄까요. 전시회에서 상영하는 비디오를 보더라도 적절한 장소에서 조명과 포즈를 포착하는 헬무트 뉴튼의 모습은 한 장소에서 마음에 드는 순간을 기다려 포착하는 앙리 카르테에-브레송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전시는 8월 22일까지. 강렬하고 자신감에 가득한 인물들의 모습 – 특히 여성의 모습 – 을 만날 수 있습니다. 사진, 특히 인물 사진에 관심이 있다면 꼭 한번 봐둘만한 전시입니다. 구도, 요소의 배치에 초점을 맞춘다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으리라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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