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그네

공중그네2점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은행나무

괴짜 정신과의사 이라부를 주인공으로 한 오쿠다 히데오의 단편소설집입니다.
어쩌면 콩트집이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지만요 ^^

부모가 물려준 병원에서 정신과를 맡아 진료를 하고 있던 이라부에게 다양한 환자들이 찾아옵니다. 때로는 신경증에 걸린 조폭이, 때로는 그네를 타지 못하게 된 서커스 배우가, 때로는 공을 제대로 던지지 못하게 된 프로야구선수가 등장합니다. 이들을 치료한다기보다는 오히려 그들의 삶에 스며들어가 순수히 그들이 직업으로 삼고 있던 일을 ‘즐기며 재밌어하게 되는’ 이라부를 보면서, 사람들은 자신의 모습을 뒤돌아보고 무엇이 그들을 이라부에게 이끌었는지 되돌아보게 되죠.

처음에 제목만 들었을 때는 약간 신파적이거나 순정소설같은 담담한 소설, 혹은 잔잔하게 주인공 내면의 묘사와 성장을 다룬 소설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정말 엉뚱하게도 뚱뚱하면서 웃음이 넘치는 정신과 의사가 주인공이라 놀랐습니다. 한편으로는 너무나 쉽고 즐겁게 읽히면서도 가벼움이 좀 아쉽기도 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래도 유쾌함에 동참하면서 편하게 읽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뭐라 판단하기 애매한, 경계선상에 서있는 그런 소설이랄까요?

머리아픈 일이 많을 때, 혹은 고민이 되어 즐거운 생각을 하기 힘들 때 웃음을 되찾아줄 수 있는 그런 소설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작가의 다른 소설은? 글쎄요.. 읽고 싶은 마음이 아직 들지는 않지만, 만약 접하게 된다면 쓱싹 순식간에 독파해버릴지도 모르겠네요.

2 thoughts on “공중그네

  1. 번역이 마치 만화번역 같았달까?! (-> 직업병인지 이런 것만 눈에 들어옴. ^^;;)
    그래도 그나마 번역체 같은 느낌이 덜 나서 괜찮았지만…
    나도 네 의견처럼 이 작가의 다른 작품은 그다지 읽고 싶은 생각이 안 들더라.
    그냥 소문의 베스트 셀러가 이런 거구나… 하는 감상과
    요즘 일본 소설 열풍의 한자락을 엿본 듯한 기분이 든 게 다인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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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hilia

      역시 번역에 신경쓰시는 은누님.. 글고보니 오랜만에 들리셨군요 🙂
      일본소설도 괜찮은게 꽤 있는데, 너무 가벼운 소설만 히트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앞으로 좋아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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