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충격

기술의 충격기술의 충격6점
케빈 켈리 지음, 이한음 옮김/민음사

앞쪽 절반은 중언부언, 뒤쪽 절반은 꽤나 볼만한 이야기로 읽었습니다. 다 읽고 나니 앞쪽 이야기를 왜 했는지 알겠지만서도, ‘개연성 없는 종(種)간의 유사한 방향으로의 진화 방향’이라는 이야기를 위해 그렇게 장황하게 설명을 해야 했는지는 의문이네요. 장수늘리기를 위한 한 이야기 또 하기 식의 리포트같아서 상당히 읽기 힘들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4부 방향’, 특히 13장의 ‘기술의 궤적’ 파트가 백미라는 생각입니다. 기술이란 것이 단지 기술로서 존재하는 별도의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이어온 생물의 진화과정처럼 인간을 통해 다향한 계(界)로 뻗어나가는 진화의 가지라는 관점에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이지요. 그렇다고 가이아처럼 이야기가 산으로 가는건 아니고, 기술의 발전 방향을 바라보는 관점을 제시한 것이라 상당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특정 기술이 일반화될수록 사람들은 그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게 되고(편재성), 다양한 기술 분야가 서로 유사한 개념을 받아들여 닮아가는 현상을 나타낼 것이며(유사진화), 기술 그 자체는 우리 이해의 폭을 넘어 더욱 복잡해지고 기술을 위한 기술이 계속 생겨날 것 또한 예상하고 있죠(복잡성). 앞으로 더욱 복잡해지고 일상화될 기술 사회 속에서 무조건 맘에 들지 않는 기술을 거부하기보다는 모든 것을 우선 받아들이고 테스트해서 사용 여부를 걸러내는 지혜 또한 제시해주고 있네요.

중간중간 메모해둘만한 좋은 이야기도 많이 있습니다. 초반 200페이지를 참아낼 수 있는 분이라면 나머지 250페이지가 맘에 닿게 다가올 것이라 생각되네요.

http://philian.net/2011-08-08T05:36:030.3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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