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6점
로버트 A. 하인라인 지음, 안정희 옮김/황금가지

간만에 하인라인의 글이 땡겨서 간만에 스타쉽 트루퍼스도 다시 읽어보고 많이 들어본 이 책도 구입해보게 되었네요. 무엇보다도 제목이 뭔가 포스가 느껴져서랄까.. 왠지 멋있잖아요, ‘무자비한 밤의 여왕’이라니 ^^

배송되어 왔을때 별생각없이 박스를 펼쳐봤다가 두께에 깜짝 놀랐습니다. 알고보니 582페이지에 달하는 대작 – 이제까지의 환상문학 시리즈가 두꺼운 책이 400여쪽이었는데 반해 약 1.5배의 두께를 자랑하네요. 그만큼 하인라인다운 주인공의 쿨하면서도 쉬크한 액션을 더 긴 시간동안 즐길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만큼 늘어지는 부분도 피할수는 없더군요 ^^)

책은 달에서의 생활에 대한 묘사로 시작됩니다. 21세기 후반, 달은 죄수들의 유형지로 개척이 시작되어 이제는 상당한 수의 사람들이 도시를 이루며 나름대로의 사회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지구보다 훨씬 약한 중력의 영향으로 지구로 가는것은 매우 힘들고, 비정상적으로 적은 여성비율로 인해 여성존중의 가족구조/사회문화를 이루고 있죠. 이러한 인식의 차이를 생각하지 못하고 강제적인 법령으로 이들을 통제하기 원하는 지구 국가들과 갈등이 발생하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이 과정에서 엔지니어인 마누엘이 달 전체를 컨트롤하는 메인컴퓨터 마이크, 혁명가 와이오밍, 라 파즈 교수와 협력해나가며 한단계 한단계씩 혁명을 위한 계단을 쌓아올라갑니다. 단순히 세력을 키워 체제를 전복시키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고 냉정하게 승리를 위한 확률을 매 단계마다 체크하면서 달의 민중 속에, 사람들 속에 이들을 지지해줄 수 있는 기반을 쌓아올려갑니다. 폭력적인 혁명보다는 여론과 협상을 통해 지구의 여론까지 그러면서도 전쟁이란 가능성에 대해 대비는 빠뜨리지 않고 갖추면서 말이죠.

언제나 자신이 주도하지는 않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사회를 위해서 필요한 일을 깔끔하게 해나가는 마누엘과, 정확하면서도 유머감각을 잃지 않는 친근한 컴퓨터 마이크의 콤비가 정말 멋집니다. 이 둘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일을 보노라면 역시 하인라인이라는 감탄을 터뜨릴 수밖에 없어요. 여기에 열정적이면서 화끈한 와이오밍과 냉철하게 계획을 만드는 교수 같은 조연도 생생하게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켜 주네요.

철저한 계산과 계획에 따른 사회 개개인으로부터의 정치 체제 수립 – 가장 이상적이고, 많은 사람이 꿈꾸었지만 실제로는 이루어지기 힘든 꿈을 하인라인은 소설로 그려냈더군요. 당시 사회주의라는 개념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매력을 느꼈고, 그 기본 정신만은 생각해볼 만하다는게 읽고 나서 든 생각이었어요.

읽고나서 하인라인의 ‘여름으로 가는 문’도 보고싶어졌는데, 이미 예전에 절판된 기록만 남아있네요. 언젠가 재출간될 때를 기다려야 하나.. 아, 근데 왜 달을 무자비한 밤의 여왕(Harsh Mistress)라고 했을까요? 다 읽고 났는데 아직 잘 모르겠네요 @_@

2 thoughts on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

    1. philia

      우왕, 기쁜 소식 감사합니다~ 희망사항이었는데 너무 빨리 이루어져서 얼떨떨. 조만간 읽어봐야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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