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인 이야기 13: 최후의 노력

로마인 이야기 136점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한길사

‘올해의’ 로마인 이야기입니다. 처음 다섯 권이 엄청난 호응을 불러일으키며 서점에 등장했을 때가 어제같은데, 어느덧 13권까지 발간되었네요. 1년에 한 권씩이란 약속을 꾸준히 지켜나가고 있는 시오노 나나미 님이 새삼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앞으로 두 권, 점차 마무리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질지 궁금해지는군요.

시오노 나나미 로마인 이야기의 매력은 역시 지금까지의 ‘로마’에 대한 환상을 벗겨내고 인간적인 눈으로 본 로마시대 황제들의 모습을 하나하나 차근차근하게 살펴본다는 점에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13권에 등장하는 콘스탄티누스는 가장 많은 환상이 덧붙여져 왔고, 이 책을 통해 많은 점을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그런 인물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13권에서는 디오클레티아누스와 콘스탄티누스, 두 황제의 자취를 쫓아갑니다. 두 사람 모두 혼란스런 시대 중 시대의 당면 문제를 해결하고 무너져가는 제국을 다시한번 붙들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보이지만, 제국에 대한 자세는 정 반대였습니다. 디오클레티아누스는 무너져가는 제국을 다시한번 붙들고자 했고, 콘스탄티누스는 제국을 자신의 것으로 재창조하고자 한 것이지요. 이러한 두 사람의 모습이 대비되면서, 기독교의 적과 기독교의 수호자로 평이 극명하게 갈려버린 과정이 정말 흥미진진하게 묘사됩니다.

또한 콘스탄티누스가 신앙의 힘으로 황제가 되었는지. 그것이 오직 신을 위해서였는지. 왜 그는 제국을 하나님의 것으로 바꾸고자 했는지를 당시의 시대상황에 비추어 보여줍니다. 그 목적은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상당히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내용이지요. 진위는 그의 마음 속을 살펴볼 수 없으니 단언은 못하겠지만, 확실한 것은 콘스탄티누스는 시대가 낳은 천재라는 것입니다. 그것도 이기적인 천재에요.

로마인은 제위 세습을 항상 미심쩍은 눈으로 바라보았지만, 이제는 아무리 무능한 아들을 후계자로 삼아도 그 구실을 찾으려고 고생할 필요가 없다.
“나와 내 아들이 너희를 통치하는 것은 너희의 의지에 따른 것이 아니라 너희가 믿는 신의 뜻에 따른 것이다”라고 말하면 되기 때문이다. “신의 뜻이다!” 한 마디면 그만이다.

최후의 로마인이었던 디오클레티아누스. 최초의 중세인 콘스탄티누스. 중심이 콘스탄티노플로 옮겨진 로마제국. 과연 다음 이야기는 어떻게 이어질까요?

3 thoughts on “로마인 이야기 13: 최후의 노력

  1. 성진

    요즘 교회사 시간에 로마제국 이야기 보고 있는데 말이지..
    콘스탄티누스는 실제 하나님을 신실하게 믿지 않았을거라는군..
    뭐. 영어로 읽어서 말이지.. 뭔소린지 잘 감이 안왔지만 서도 말이지..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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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philia

    성진 / 로마인 이야기에서도 같은 이야기를 하더군요. 자신의 목적을 위해 기독교를 이용했을 뿐이라구요. 그래도 그 덕분에 기독교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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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핑백: TheLibraryOfBab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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