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캐넌의 세계

로캐넌의 세계6점
어슐러 K. 르귄 지음, 이수현 옮김/황금가지

어슐러 K. 르귄, 빼앗긴 자들어둠의 왼손의 작가입니다. 서사적인 필치 속에 우주 저편의 ‘다른 세상’에서의 인류는 어떻게 살고 있는지, 어떤 갈등을 겪고 있는지, 그리고 그들에게 어떤 손을 내밀 수 있고, 어떤 것을 배울 수 있는지 등등 다양한 주제를 던져주는 여러 편의 이야기를 들려준 SF 작가이죠. 특히 헤인이란 비슷한 설정을 공유하는 우주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유려한 필치와 분위기있는 묘사로 몇 편의 대하 서사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지요.

로캐넌의 세계는 이 헤인 시리즈의 첫번째 이야기입니다. 그래서인지 예전에 보았던 두 편의 장편(빼앗긴 자들, 어둠의 왼손)보다는 이야기가 잔잔한 느낌이에요. 하지만, 그녀의 특징적인 천천히 흐르는듯한 이야기 전개를 보면서, ‘이것이 헤인 세계의 시작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답니다.

‘샘레이의 목걸이’란 제목의 프롤로그격 이야기에서 테라의 인류학자 로캐넌이 느낀 다른 세계에 대한 이해 부족. 그로 인한 오해, 쇠퇴의 길을 걷게 된 종족의 운명.. 단지 SF로만 볼것이 아니라, 다른 문명/다른 문화에 대해서 일방적인 한 편의 입장에서만 생각하는 우리 세계가 투영된 묘사로 보아야 하겠지요.

르귄의 소설을 보면서 항상 앤디님의 소수자에 대한 배려에 관한 여러 이야기들이 생각납니다. 말로만이 아니라, 조금 더 상대의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고자 하고, 진정 그들의 마음을 이해할 때 그들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자세를 가질 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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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핑백: TheLibraryOfBab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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