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벤스, 바로크 걸작전

역시나 한참 지난 포스팅. 하지만 잊어버릴까봐 🙂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처음으로 보는 기획전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저런 공연을 보러 다니며 미술관(으로 쓰이는 공간)이 있다는건 알았지만, 이런 식으로 기획전을 하는건 수년만에 처음이 아닌가 싶네요.

어쨌거나 그이름도 유명한 루벤스-플란더즈의 개에서 네로가 보고싶어마지않던 그 루벤스가 왔다는 말에 가게 되었답니다. 또한가지 이유는 1월1일 신정이었다는 것. 우선순위가 높았던 퐁피두전은 시립미술관 휴관으로 다음 기회로 미루었다는 점도 한몫 했다던가요.. ^^

어쨌든 오전 11시 한가한 시간에 도착했고, 운좋게도 도슨트의 작품 해설이 시작되는 시간에 맞추어 감상을 할 수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오디오 가이드나 도슨트에 끌려다니면 감상에 방해가 되는 것 같아 선호하지 않는데, 사람이 별로 없을 때의 도슨트 해설은 나름 좋더군요. 단순히 매뉴얼을 외는 것 같은 해설이 아니라, 타인의 감상을 말로 들어보는 느낌이라 참 좋았습니다.

오레이티아를 납치하는 보레이스

오레이티아를 납치하는 보레이스

가장 유명한 ‘오레이티아를 납치하는 보레이스’에서는 아기천사들이 별을 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 눈싸움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가장 충격이었죠. 배경에 눈이 내리고 있다는 것도 몰랐었고 말이죠. 기법상으로 볼때 루벤스가 중요한 이유가 푸른색을 사용한 사람 몸의 음영 표현에 뛰어났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참 흥미로왔습니다. 비슷한 시기 작품에 사람 몸을 퍼렇게 칠해놓은 작품이 많은게 그랬기 때문이었더군요.

그 밖에 사람들의 초상화를 보여줄 때에도, 인물 주위의 소품을 통해 그 사람의 인품이나 성격, 재산 등을 표출하는 것도 재미있었어요. 개를 통한 충성의 표현, 포도를 통한 풍성함과 만취상태의 표현, 앵무새와 악기를 통한 부유함의 표현 등이 작품의 이해를 더 깊게 해주더군요. 그렇게 볼때 바쿠스 축제라든지 막시밀리안 1세 초상, 그리고 각종 정물화가 더 잘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바쿠스 축제

바쿠스 축제

가끔씩은 이런 도슨트를 통한 감상도 괜찮은것 같네요. 앞으로도 이렇게 여유있으며 좋은 해설을 곁들인 전시를 감상할 기회가 계속 있으면 좋겠는데, 점점 전시 가격이 비싸지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링크: 루벤스, 바로크 걸작전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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