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10점
박민규 지음/한겨레출판

여행가는 길에 기내에서 읽으라며 선물받은 책입니다 (자랑^^v) 한동안 상당한 인기를 끌면서 많이 이야기되던 책이었고, 평가도 상당히 괜찮았던 것으로 기억하는지라 기뻤어요. 사실 이 정도의 평가를 받는 작품이라면 구입해도 좋겠지만, 왠지 모를 제목이 주는 우울한 느낌이 구입을 망설이게 했거든요. 특히 그 ‘마지막’ 이란 단어가 말이죠.

어릴적 처음으로 프로야구가 생겼을 당시, OB팬으로서 삼미의 이야기를 읽는다는 것은 상당히 어색한 기분을 맛보게 했습니다. 주인공의 말에서 언급되는 OB 선수들과 팬클럽의 이야기를 보다 보면 묘한 상대적 미안함(?) 같은 것이 느껴지더라구요. 그러면서도 책을 읽으며 느끼게 되는 주인공과의 공감도 더해져 독특한 기분이었습니다.

삼미에 대한 기억은 책에서도 언급되지만 항상 꼴찌팀이었다는 것 뿐이에요. 83년의 반란은 기록상으로는 알고 있으면서도 기억에는 전혀 없기에 더욱 그렇게 느껴집니다 (아무래도 그해 OB가 잘 못해서 기억에서 지워진게 아닐까 싶네요) 그런 그들의 기록을 바탕으로 어릴적 주인공과 한 친구의 어린시절과 성장, 좌절과 재회를 독특하게 표현해냈다는 느낌입니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면서 어릴적 OB 팬이었던 저도 어느새 직장인이 되어 있습니다. 뉴욕을 향해 가는 비행기 안에서 ‘프로’ 라는 단어 안에서 일하도록 강요받는 자신을 되새겨볼 수 있었네요. 소설에서의 주인공은 우직할 정도로 모범생이라 너무 경직된 느낌은 들지만, 누구나 어느정도는 그런 면모는 가지고 있겠지요. 그들처럼 모든 것을 팽개치고 단지 즐기기만 할 수는 없겠지만,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일과 즐거움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삶을 만들어 나가야겠다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는 (갈등 해소를 중시해서인지) 뒷부분으로 갈수록 좋은 느낌이었습니다만, 앞부분을 더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어요. 사실 어느 한쪽이 좋다고 다른 쪽이 나쁘라는 법도 없으니, 전체적으로 다 재미있다고 해야 하려나요 ^^ 간만에 즐거운 소설이라 뉴욕행 비행기 안에서 완독해버렸습니다. 근래 출간된 카스테라도 한번 보고 싶네요 ^^

2 thoughts on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1. lunamoth

    개인적으로는 루저 부분에 대한 결론은 감흥이 덜하더군요. 전반부 쪽이 좋았습니다. 아무래도 “LG 트윈스 어린이 팬클럽 회원” 의 영향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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