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가설 – 주디스 리치 해리스 지음, 최수근 옮김, 황상민 감수/이김 |
제목만 보면 단순한 육아지침서같은 느낌이지만, 심리학과 사회학적 분석으로 자녀를 키우는데 있어, 부모된 자세에 있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주는 책입니다. 사회문화적으로 자녀를 양육하는데 부모의 책임이 아이를 가질때 가정에서 양육할때의 교육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식으로 커뮤니케이션되는 일이 많은데, 이 책이 주장하는 바는 그 모든 것이 다 뻥이라는 것. 자녀의 미래를 좌우하는 것은 자녀의 또래집단과 유전적 성질의 결합이라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 기반이 되는 것은 그 이전에 조사되었던 수많은 데이터들과 논문을 분석한 내용으로, 자녀들을 포함한 모든 사람은 어떤 집단이 있을 때 그 범주를 특정 기준에 맞추어 나누고, 그 역할에 따라 본인의 성격을 포지셔닝한다는 사실입니다. 어른도 집에 있을 때, 친구들과 만날 때, 직장에 있을 때 본인의 캐릭터와 성격이 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물론 말이 적거나 다혈질이거나 하는 성향은 있지만 그런 점은 유전적 성향으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조사되어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자녀의 성격과 사회성 또한 또래집단에서 이루어지고, 아무리 집에서 착한 아들딸이라도 집 밖에서, 학교에서는 일진 패거리와 어울리거나 가해자 혹은 피해자 집단으로 엮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어찌보면 맹모삼천지교가 가정교육보다 더 중요한 교육방침일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네요.
그러면 가정교육은 아무런 필요가 없느냐, 그건 그것대로 자녀-부모간의 관계, 가정 내에서의 자녀의 성향을 결정짓기 때문에 자녀와의 원만한 관계를 이어나가는 기반이 된다는 이야기도 있었네요. 아, 그리고 첫째, 중간, 막내의 성격에 대한 이야기도 다 신화라고.. 실제로는 그런거 없다고 합니다. 막내라도 리더십 있고 첫째라도 조용한 사람 있고 그렇다네요. 오히려 학교에서 자라면서 어릴적 빨리 자라거나 성숙한 정도가 아이들의 워너비처럼 되어 사회적 리더십으로 자라나는 경향이 있다고..
나름 재미있는 책이었습니다. 깨알같은 글씨와 수많은 분석이 읽는데 두달 넘는 시간을 쓰게 했지만서도, 가끔씩이라도 머리를 쓰며 공부하는 느낌으로 읽어보는 것도 좋네요. 아이와의 관계에서 염두에 두고 교육해가는데 참고할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