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메이징 데모크라시 – 알레코스 파파다토스 글.그림, 애니 디 도나, 아브라함 카와 지음, 정소연 옮김/궁리 |
고전 그리스 시대, 아테네가 직접민주주의로 이행하는 시기를 배경으로 한 그래픽 노블입니다. 보통 이야기하는 그래픽 노블이 히어로물 중심인데 반해 역사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라 뜻밖이었네요. 그럼에도 유명한 역사상의 인물이 아닌 가상의 캐릭터 – 공예를 좋아하고, 정치 논란 속에 부모를 잃고, 애인에게도 배신당한 – 레안드로스라는 인물이 페르시아와의 결전을 앞두고 동료들과 나누는 이야기로 시대를 짚어봅니다.
솔론의 아테네 정치체제에 대한 기반 마련, 참주제의 폐해와 이를 불평하지만 극복할 방안을 찾지 못하는 시민들, 스파르타나 페르시아 같은 외세를 끌어들여 자기 힘을 강화하고자 하는 권력자들, 그 가운데서도 한 걸음 더 나아간 지향점을 제시하는 클레이스테네스 같은 선각자들. 이들이 그 시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에게는 어떤 의미였을지 한번 짚고 넘어갈 수 있는 /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이야기에요. 촛불을 통해 권력을 가진 주체가 누구인지를 정치권에 재각인시킨 우리나라의 현재 상황과 꽤나 잘 맞는 스토리가 아닌가 합니다.
이런 시행착오를 거쳐 아테네가 페리클레스까지의 황금기를 이루었듯, 우리에게도 나라를, 시대를, 사회를 조금 더 나은 쪽으로 바꿔나가는 시발점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네요. 5월 9일 이번 대선을 기다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