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로댕갤러리의 ‘안규철-49개의 방展’을 보러 갔었는데 전시기간이 지나 벌써 내렸더군요. 다음 전시회 준비중이란 표시만 보고 대략 좌절(_no)했습니다. 할수없죠. 간만에 시내까지 나간 김에 ‘오형근-소녀연기展’이라도 봐야겠다 하고 일민미술관으로 향했습니다.
이번 전시회의 테마는 ‘사회가 만들어낸 표피적 상징으로서의 여고생, 또는 소녀 이미지를 채집하듯 잡아내고 펼쳐 보임으로써 우리 사회의 한 현상을 읽어내기’ 라고 하더군요. 뭔가 모를 듯한 분위기가 풍기는 테마죠(-_-). 모든 작품이 몇 명의 연기학원 수강생을 모델로 한 교복 차림의 소녀를 찍은 반신, 전신 사진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예쁜, 터프한, 어른같은 여러 모습의 모델이 있었는데, 좀 껄끄러운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억지로 연출한 듯한 양갈래 땋은머리, 카메라를 지나치게 의시하는 시선, 부자연스러운 표정. 그리고 과거를 강조하는 듯한 흑백사진, 모델의 귀걸이나 핸드폰같은 요즘 장신구. 그런 부조화 때문이란 느낌이 강하게 드는군요.
의도는 그런대로 수긍이 가지만 준비면에서나 작품에 대한 느낌에 있어서나 아쉬운 느낌이었습니다. 우선은 전시회의 기획 자체에 대한 설명이라든지 몇몇 작품의 간단한 설명이라도 곁들여졌다면 조금은 작자의 의도에 공감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전시회 자체도 그렇게 마음에 드는 기획이 아니라 뒷맛이 그렇게 깔끔하지를 않군요. 교복 차림의 여고생이란 설정부터가 뭔가 노린것 같아 찜찜했으니까요. 다음에는 웹사이트를 통해서라도 미리 공부를 좀 하고 관람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