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끌려서가 아니라 넷상에서 너무나 많이 언급되기에 보게 된 애니메이션입니다. 사실 만화가 아닌 동인게임이 원작이라 여러 루트가 존재하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런 이유로 애니메이션에서 모든 내용을 다루지 못할 것이라 예상했기에 별로 기대를 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죠. 이런 류의 애니메이션은 원작을 알고 있지 않다면 재미가 반감되는 케이스가 대부분이니까요.
주인공 시키, 그리고 출생의 비밀
그래서 정말 아무것도 모른 채로 본 진월담 월희는 의외로 꽤 흥미로운 이야기였습니다. 처음부터 일반적인 게임 원작의 연애물 애니와는 다르게 무언가 어둑어둑한 공포스러움과 무엇인지 모를 음모가 숨어있는 스릴러같은 느낌이 복합적으로 느껴지더군요. 아무 특징도 없는 일반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그 즈음 이슈가 된 살인사건을 끌어들이고, 본가로 돌아가게 된 주인공 시키와 오랜만에 만나게 된 동생 아키하, 메이드 코하쿠와 히스이, 그리고 히로인 알퀘이드가 한명 한명씩 소개되면서 펼쳐지는 스토리. 무언가 위험한 매력이 넘쳐나더라구요 🙂
알퀘이드 브륜스터드
그리고 가슴아픈 마지막 미소
시키와 알퀘이드 – 퇴마사와 흡혈귀의 사랑이란 참으로 얄궂은 소재입니다. 처음에는 증오와 공포로 맺어진 인연이었지만, 알퀘이드의 몇백년간의 쓸쓸함으로 인해 장난스럽게 시작된 관계가 사랑으로 발전하죠. 그런 부자연스러운 관계. 그리고 파멸에의 예감. 월희는 ‘피’ 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퇴마의 피와 흡혈귀의 피의 의미가 너무나 다르기에 그 둘은 이성적으로는 적대할 수밖에 없지만 그래서 둘에게 있어 피의 의미는 더 간절한 의미, 애절한 사랑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마지막 화에서 자신을 주고자 하는 시키와 그것을 거부하는 알퀘이드의 모습은 둘 중 어느 누구라도 다른 자세를 보였다면 그렇게 애절하게 마지막 여운을 남겨줄 수는 없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키의 피를 거절하면서도 따스한 웃음을 남기며 사라져간 알퀘이드였기에 그렇게 아름다우면서 애잔한 감동을 전해줄 수 있었던듯 하네요. T.T
월희 번역집을 구했습니다. 차근차근 읽어보면서 감동을 되새겨볼 생각이에요. 읽다보면 제 캐릭터로 평가된 ‘렌’ 에 대한 이야기도 등장하겠죠? (웹에서 무슨 테스트 결과로 나온 캐릭터였는데, 애니에서는 등장하지 않더군요. 조금 섭섭). 어쨌든, 12화의 짧은 길이에도 많은 것을 보여준 괜찮은 이야기였다는 생각입니다. 보길 잘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