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샨


분명 TV에서 본 기억은 있지만 줄거리가 전혀 생각나지 않는 작품이 몇 가지 있습니다. 어려서인지 줄거리보다는 그저 장면 하나하나만 좋아했기 때문에 그런게 아닌가 싶어요. 대표적인 것이 짱가, 캐샨, 그리고 미야자키 하야오의 명작동화 시리즈들 – 엄마찾아 삼만리, 플란더즈의 개 등등 – 입니다.

그래서인지 영화는 전혀 새로운 느낌이었어요. 줄거리나 설정을 아는 사람들은 무엇이 잘 묘사되었다든지, 줄거리를 너무 요약했다든지 하는 평가를 내놓지만, 저는 아무것도 떠오르지를 않더군요. 단지 캐샨의 V자 마크가 붙은 헬멧과 하늘을 나는 백조 로봇, 그리고 캐샨을 따라다니는 로봇 개만 기억에 강렬하게 남아있어서 그것들이 모두 빠져버린 영화의 장면장면에 조금은 실망했다고나 할까요 ^^

영화의 설정이나 배경은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암울한 미래상이랄까.. 그런 것이 묘사될 때 묘한 친근감이 드는 것은 아무래도 사이버펑크 계열 SF 영화들 – 코드명J, 토탈리콜, 가타카, 매트릭스 등등 – 의 영향이 아닌가 싶어요. 하지만 너무 잦은 회상과 과다한 영상효과(특히 그 흐릿한 이미지!), 느린 이야기 진행은 집중력을 과다하게 요구합니다.

하지만 분명 흥미로운 작품이기는 하네요. (하지만 다시 보라면 OTL) 차라리 원작 애니메이션에서는 어떤 이야기였는지가 궁금해집니다. 언젠가 볼 수 있으려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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