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루비의 등장과 함께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영화의 분위기를 확 돌려놓은 그녀, 막말을 막 해대면서 아이다 앞에 나타나서 ‘티그와 지역방위대 vs 아이다&루비’ 구도를 형성해 주더군요. 이후로는 상당히 즐겁게(?) 아이다 측과 인만 측의 고난의 행로를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루비 캐릭터 너무 재밌어요. 역시 르네! 🙂
전체적으로 호메로스의 오딧세이의 구조가 바로 연상이 되는 작품이었습니다. 사랑하는 두 남녀는 바로 오딧세우스와 페넬로페를, 중간중간 인만을 도와주는 사람들은 키르케, 칼립소같은 캐릭터를, 티그와 지역방위대는 구혼자 일당과 그대로 겹쳐집니다. 아, 그러고 보니 북군은 트로이 사람들인 모양이군요. 아무래도 얼마 전에 본 트로이의 영향이 아닌가 싶지만 나름대로 일리있는 이야기 아닌가요?전쟁 & 로맨스 영화를 표방하고는 있지만 사실 이 영화는 고난의 과정과 극복을 묘사한 드라마라는 편이 맞을 것 같군요. 콜드 마운틴으로 향하는 여정과 풍경이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화면이 마음에 듭니다.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평가가 많이 갈릴 수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