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물레

하늘의 물레8점
어슐러 K. 르귄 지음, 최준영 옮김/황금가지

정말 오랜만에 르 귄 여사의 작품을 읽어봅니다. 71년작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으리만큼 세련된 문체와 이야기 전개가 돋보이는 ‘꿈’에 관한 한 편의 이야기네요. 인셉션이 연상될만큼 장자의 호접지몽이 떠오르는 설정 – 꿈을 꾸면 꿈을 꾸는대로 현실에 반영되는 – 을 두고 조지 오르와 이를 치료하고자 하면서 자신의 목적대로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하버 박사, 그리고 오르가 도움을 청하고 사랑에 빠지게 되는 변호사 헤더가 엮여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하버 박사는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면서 치료를 진행하지만, 자신이 주입한 내용이 현실에 반영되는 것을 목격하고 ‘세계 평화를 위해’ 인구를 줄이고, 전쟁을 없애고, 궁극적으로는 자신도 직접 꿈을 통해 의지를 행사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 목적을 위해서 현실을 수정하는 만큼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오르의 꿈은 흘러가게 되어 인구를 줄이는 역병, 외계 침략을 막기 위한 세계 분쟁 종식 등의 황당한 결과로 이어집니다. 오르는 이런 잘못된 꿈의 사용을 바로잡고 자신의 평화를 찾을 수 있을까를 두고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때로는 단순해 보이는 현상 뒤에도 복잡한 이해관계와 자연법칙이 얽혀 있는 법, 이걸 생각지 않고 행동한 결과가 현실에 나타나는게 2016년 현재에도 계속 나타나는걸 보면 세상이 과연 나아지고 있는지 생각하게 되네요. 멋진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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