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의 시도 삼고초려 끝에 간신히 보고 왔습니다.
여전히 사람은 많았고, 지난 토요일처럼 좋은 날씨는 아니었지만, 비가 와서 떨어진 은행잎이 가득 깔린 덕수궁도 좋더군요.
17세기의 네덜란드 회화는 뭐랄까..매력적이었습니다.
엄청난 대작도 아니고 그냥 평범한 정물, 풍경, 인물이었지만, 그 속에 귀족이나 신화보다는 일상이 녹아있다는 것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김홍도, 신윤복의 풍속화나 정선의 산수화와 너무 비슷한 분위기랄까요? 친근하고 따스함이 느껴지는 소품들. 저도 한 점 방에 걸어두고 싶다는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백미는 역시 렘브란트.
빛과 어둠의 화가란 별명답게, 대상인 인물이 오히려 배경처럼 보이고 반짝이거나 부드러운 옷감이나 장식물이 더 눈에 띕니다. 여기에 올린 그림의 제목은 <깃 달린 모자를 쓴 남자>이지만, 옷에 달린 금속 장식이 더 눈에 띄듯 말이지요.
입장료가 좀 비싸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작품이 맘에 들어서 용서하기로(?) 했습니다. 전시회 도록도 한 부 구입. 제 돈 주고 사기는 처음이군요. 지금 보니 기분 좋네요 (^^)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