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교향악축제: 서울시립교향악단

지휘: 발두르 브뢰니만 Baldur Bronniman / 협연: Vn.김현지

스메타나 | ‘팔려간 신부’ 서곡
B.Smetana | ‘Bartered Bride’ Overture

바르토크 | 바이올린 협주곡 2번
B.Bartok | Violin Concerto No.2

– intermission –

파야 | ‘삼각모자’ 모음곡
M.Falla | ‘The Three-conrnered Hat’ Suite
 
스트라빈스키 | ‘불새’ 모음곡
I.Stravinsky | ‘The Firebird’ Suite

멋진 연주회였습니다. 교향악축제는 마음만 굴뚝같다가 겨우 기회가 와서 보게 되었네요. 여러 교향악단과 프로그램을 앞에 놓고 고민했습니다만, 마나님꼐서 불새를 듣고 싶으시다기에 서울시향 공연을 선택했습니다. 비록 (요즘 말많은) 정명훈님 지휘는 아니지만, 2004년 이후로 못본 서울시향이 얼마나 달라졌을지 궁금하기도 했구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지금 서울시향은 2004년과는 ‘완전히 다른’ 교향악단이었습니다. 멤버도 그렇지만, 곡을 대하는 자신감이라는게 근본부터 다르다고나 할까요? 언제 삐끗할까 걱정되던 현이 정말 그 빠른 템포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음을 확실하게 들려주는데 정말 감동했습니다. 팔려간 신부 서곡에서 계속 반복되는 현의 질주를 훌륭하게 표현해내더군요 – 팔려간 신부 서곡은 처음 들어봤는데, 현의 질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강렬하고 빠른 연주가 이어집니다. 정신이 버쩍 들게 하는 멋진 곡이에요.

바르토크는.. 바이올린 연주가에게는 필수라고 하던데, 좀 어렵더군요. 협연자의 파랑+감색의 드레스는 멋졌어요 🙂

그리고 파야와 스트라빈스키의 발레 모음곡 – 파야라는 작곡가는 처음 들어봤는데, 곡은 정말 좋았습니다. 마을사람들의 춤 – 물방앗간의 춤 – 마지막 춤으로 이어지는 세 곡이 즐거우면서도 화려해요. 지휘자와 오케스트라가 정말 하나처럼 움직이는데 정말.. 지휘자의 손짓과 현의 활이 동시에 하늘로 올라갈때의 그 강렬함이라니. 이 곡이 혹 마지막 곡이었다면 정말 기립박수가 나왔을지도요. 스트라빈스키 불새는 조금 더 길이가 있는데다가, finale보다 카체이 왕의 마지막 춤이 더 화려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마무리의 강렬함은 덜했던것 같아요. 하지만 앵콜의 카체이왕 춤은 멋졌어요. 기립을 하고 싶었지만 너무 앞줄인데다 사람들이 가만히 있어서 좀 참았습니다 ^^

발두르 브뢰니만은 독일사람인듯 한데, 머리를 깔끔하게 민 훤칠한 청년(?!)이더군요. 지휘가 시원시원하면서도 화려해서 보는 즐거움이 있어요. 아마 오케스트라도 확실한 표현을 좋아하지 않을까 싶기도. 현대음악 스페셜리스트인 모양인데, 앞으로 자주 볼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에도 서울시향의 이런 멋진 연주를 (저렴한 가격으로) 감상할 수 있음 좋겠네요. 간만의 콘서트홀 나들이, 좋았습니다 🙂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