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별 글 목록: 2022-06-03

크루엘라

Twitter 上的AG MEDIA NEWS:"This exclusive #Cruella poster  https://t.co/8mT8CnKsMU" / Twitter

간만에 영화 한편을 겨우 봤네요. 스트리밍으로 보다 보면 중간에 계속 다른 일 때문에 끊기는데, 그러다 보니 한 편 보는데 몇 주가 걸린 것 같습니다.

악역으로만 이야기되던 크루엘라를 의외로 매력적인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는 한 편입니다. 주인공도 무려 라라랜드의 엠마 스톤. 보통 악역을 주인공으로 내놓는 영화는 주인공이 왜 그런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 왜 본편에서 이런 사악하고 이해가 가지 않는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를 보여주는데, 의외로 이 영화는 101 달마시안의 스핀오프이면서도 전혀 그런 궤를 따라가지 않아요. 오히려 크루엘라가 힘들게 자라나면서 엄마를 잃고 동료들을 만나게 된 사연, 그리고 패션계를 주름잡는 남작부인과 만나 재능을 펼쳐보이기 시작하고 배신당하기까지의 과정, 이어지는 복수 스토리가 매력적으로 펼쳐집니다.

그렇기에 혹자는 달마시안 프리퀄이라기보다는 할리퀸같다는 이야기도 하는 것 같구요, 화면이나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스타일이 007의 같다는 생각도 들었네요. (나중에 찾아보니 각본가가 007 스펙터를 썼더군요). 가장 의외였던 것은 크루엘라가 동물애호가 같다는 점. 달마시안을 죽이기는 커녕, 자신도 강아지들을 키우고 예뻐하면서, 달마시안들을 데려와서 친해지고 죽인 척 하면서 사실은 보호하고 있었다는 스토리가 정말..  디즈니답긴 하네요.

한 편으로 끝내기는 아까운 캐릭터였던 것 같습니다. 왠지 크루엘라는 (집사도 마침 있으니) 계속 수퍼히어로처럼 활약하고, 남작부인이 탈옥을 하던지 다른 빌런이 나타나든지 해서 서로 대결하는 새로운 구도의 영화도 나올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만큼 엠마 스톤의 캐릭터가 정말 매력적이니까요. 시리즈로 생각하지 말고, 독립된 한 편으로 감상하면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

부서진 대지 2: 오벨리스크의 문

오벨리스크의 문8점
N. K. 제미신 지음, 박슬라 옮김/황금가지

1부 다섯 번째 계절에 이어지는 중간 편입니다. 1부를 읽으면서 새로운 개념이 많이 나와 힘들었기에 다른 책들을 보면서 머리를 식히고 다시 집어드니 앞부분이 생각이 나질 않더라구요. 다시 1부를 집어들고 완독을 하면서 미처 알아채지 못하고 지나갔던 부분들을 발견하면서 깜짝 놀라고, 다시 2부를 시작하니 술술 읽히는게 너무 신기했습니다.

1부에서 알라베스터와의 만남, 알리야 파괴와 회복, 메오브 정착과 수호자와의 싸움, 그리고 이논과 코런덤의 상실로 이어지는 이야기가 중심축이었다면, 2부에서는 에쑨이 로가와 둔치가 공존하는 향 – 카스트리마에 정착하고 알라베스터와 재회하고 헤어지며, 나쑨은 남극향에 도착해서 엄마의 수호자였던 샤파와 만나 오벨리스크를 움직이는 힘에 눈을 뜹니다. 에쑨을 따라다니는 스톤이터 호아의 변신과 카스트리마를 둘러싼 공방전, 나쑨을 둘러싼 샤파와 지자의 운명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이어지구요. 1부와 3부 중간에 끼인 이야기면서도 훨씬 긴박하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계속 이어져 1부보다 훨씬 수월하게 읽히네요.

과연 3부에서는 어떤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합니다. 적도권의 도시로 움직여가는 에쑨과, 남극에서 행성 반대편의 도시 코어로 가고자 하는 나쑨의 길이 이어지는 순간은 언제일지, 기대가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