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별 글 목록: 2022-06-27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닥터 스트레인지 2', 광기의 멀티버스 담긴 메인 포스터 공개 - 노컷뉴스

볼까말까 하다가 디즈니플러스 덕분에 정주행. 아직 스파이더맨 최근 두 편을 못봐서 빠진 부분이 있지만 독립적으로 이것만 봐도 생각외로 괜찮았습니다. 제목은 닥터 스트레인지이지만 사실상 스칼렛 위치에 대한 이야기라 더 재미있게 몰입했던거 같아요 (워낙 좋아하는지라.. ㅎㅎ)

세상에는 현재 우리 세계뿐만 아니라 수많은 평행세계가 존재한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각 세계마다 수많은 자신이 존재하지만 오직 하나만 존재하면서 평행세계를 넘나들 수 있는 존재가 나타납니다. 10대 소녀인 아메리카 차베스 (이름이?!)가 그 주인공. 다른 세계의 닥스는 그녀의 힘이 세계의 위협이 된다며 그 힘을 빼앗으려 하지만 죽게 되고, 그녀를 지키기 위해 닥스는 가장 강력한 마법사인 스칼렛 위치를 찾아가지만 그게 바로 사자굴에 머리를 집어넣은 꼴이 된…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를 꿈꾸는 스칼렛 위치에게 꿈을 이룬 자신의 모습이 존재하는 다른 차원으로 이동시켜줄 수 있는 아메리카의 능력은 정신이 휙 나갈 정도의 유혹으로 다가간 거였네요. 이제 닥스+아메리카 vs. 스칼렛 위치의 전투가 가공할 규모와 차원을 넘나들며 펼쳐집니다.

이 작품의 재미는 차원을 넘나들면서 단순한 스칼렛위치 vs. 닥스 구도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 다른 차원의 히어로들(판타스틱4, 페기카터, 프로페서X!!! 등등) vs. 닥스 or 스칼렛위치, 칼 모르도 vs. 닥스, 여기에 더해서 닥스 vs. 닥스까지 다양한 대결구도가 펼쳐진다는 점. 머리속과 전투장면이 기괴할 정도로 헷갈리는 가운데 아드레날린이 뿜뿜합니다. 그 가운데서도 현재 세계의 가장 잘생긴 닥스는 아메리카를 믿고 그녀를 지켜주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지요.

마지막 장면에서조차 닥스는 스칼렛 위치를 누르지 못하고, 결국은 스칼렛 위치 vs. 아메리카의 구도로 진행됩니다. 당연히 아메리카는 완다를 이길 수 없지만, 신의 한수로 행복한 완다와 스칼렛 위치의 모습을 겹쳐 보여주면서 스칼렛 위치가 꿈꾸는 본인의 모습이 될 수 없음을 보여주고 상황을 뒤집네요. 마블스러우면서 B급스러우면서 그게 영화로 제작되어 시각적 재미를 더해주는 이 시리즈의 매력이 이런게 아닐까 싶었어요.

별로 작품성을 기대하면서 보는게 아니지만 그럼에도 커다란 세계관이 계속 만들어지고 진행되는걸 보는 재미에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활약하며 공감을 주는 이야기를 보는 것, 그런 기대감을 꽤나 충족시켜 준 한편이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호불호는 있겠지만, 저는 재미있게 봤어요 🙂

탑 건: 매버릭

Top Gun: Maverick (2022) - IMDb

정말 재밌었습니다. 정말 상업영화의 정점을 찍었다고나 할까요, 관객이 기대하는 부분을 딱 찝어서 훌륭하게 대응했을 뿐만 아니라 그 이상으로 만족시켜준 정점이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었네요. 뭐, 매버릭이 탑건 교관이 되는걸로 끝냈으니 록키처럼 다음 세대를 잘 키워주고 마무리하는 내용이겠지 생각했습니다만,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그 기대를 깨버리고 직접 뛰는 매버릭의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주네요.

하긴, 1편에서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면 교관이었던 바이퍼가 그 멋진 비행술을 가지고 실전에 출격하지 않고 교관 자리에만 머무른 게 이상했는데, 이번에는 훈련 과정에 학생들을 열심히 가르치고서 막판에 잘릴 위기에서 직접 제시한 시나리오가 맞다는 것, 그 이상으로 달성이 가능하다는걸 몸소 보여주는게 역시 탐크루즈다웠어요. 기체 부문에서도 이미 오래전 은퇴해서 미해군에서 운용되지 않는 F-14 톰캣을 못보겠지, 혹은 보여주더라도 억지겠지 했는데, 역시나 주력으로는 F-18 슈퍼호넷이 운용되지만, 갑작스레 적군 기지에서 등장한 F-14, 그리고 그걸 몰게 된 매버릭. 아, 탄성이 나올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어요.

그 밖에도 활주로를 따라 모터사이클을 모는 모습, 로맨스 관련해서도 켈리 맥길리스가 안나온건 아쉽지만, 전편에서 언급됐던 ‘전투기에 태웠던 제독 딸네미’가 등장해서 이야기를 잇는 스토리도 잘 생각해냈고 말이죠. 그리고 빠지지 않는 기체를 뒤집어서 대화하는 씬, 관제탑을 고속으로 스쳐지나가는 씬 등등 세심하게 전편의 주요 씬을 잘 살려서 보여줬네요. 감독과 작가의 세심함에 감동.

전체적인 스토리는 탑 건 뿐만 아니라 톰 크루즈가 출연했던 많은 영화를 집대성한 느낌입니다. 탑 건에서 시작하지만 멋진 하얀 제복을 입은 모습은 어 퓨 굿 맨, 말도 안되는 어려움을 뚫고 임무를 성공시키는건 미션 임파시블, 그리고 최종 미션 스토리는 완전히 스타워즈.. (여긴 톰크루즈가 안나왔지만 -_-) 그래도 하나하나를 잘 살려줘 너무너무 즐거웠습니다.

덕분에 두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을 하나도 지루하지 않게 즐겁게 보냈네요. 끝나자마자 스토리가 어지러워서 다시 보고싶은게 아닌, ‘정말 즐거워서’ 다시보고싶은 경험은 처음이었던듯. 또 봐야겠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