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별 글 목록: 2022년 9월월

안종도 피아노 리사이틀

피아니스트 안종도 '슈만을 통해 감정의 자유를 만끽하다'

마나님이 초대권 당첨되었다고 해서 갑작스레 가게 된 연주회였습니다. 이번에 연대 교수로 부임하신 분인데 지금껏 연주 활동이 부족한 연대에서 연주가를 교수로 임용한게 음대에 힘을 실어주는거 같다는 이야기도 있더라구요. 덕분에 슈만의 곡을 잘 듣고 왔습니다. 좀 늦은 시각인 터라 아이는 고모네 맡기고 왔는데 대중교통으로 도착하고 보니 당일 예술의전당 연주회와 공연이 우르르 몰려서 주차장도 그득그득한걸 보니 잘했다는 생각이었네요.

첫곡인 어린이의 정경은 백건우 님의 음반/연주회에서 많이 들어 익숙했는데, 안종도님의 연주는 꽤나 빠르고 명료하게 울리는 느낌이라 신선했어요. 특히 꾸밈음이 종이 울리는것처럼 선명한 느낌이 기억에 남고, 연습하고 있는 바디네리의 꾸밈음도 저런 느낌이 나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어진 유령변주곡과 다비드 동맹 무곡은 익숙하지 않은 곡이라 새로운 곡을 들어본다는 자세로 감상했어요. 귀에 쏙쏙 들어오진 않았지만 확실히 슈만이란 느낌.

앵콜곡도 세곡이나. 마지막은 쇼팽의 녹턴, 가을밤 늦은 시간에 어울리는 편안한 곡이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특이하게 앵콜곡을 미리 준비했다기보다 태블릿으로 바로 찾아보고 선정하는 느낌이더라구요. 아니면 악보를 그때그때 찾으시는건지? 신기했습니다. 잘 듣고 왔습니다~

R. Schumann
Kinderszenen Op.15
Geistervariationen (Ghost Variation) in E-flat major Wo0 24
Davidsbündlertänze Op.6

(앵콜)
– 멘델스존 무언가 Op.67 No.6
– 모차르트 피아노소나타 K.311, 2악장
– 쇼팽 녹턴 Op.9 No.2

둘째들의 왕실 비밀 결사대

Secret Society of Second Born Royals (2020) - IMDb

아이가 즐겁게 볼만한 컨텐츠를 찾다가 발견한 한 편. 하이스쿨뮤지컬처럼 디즈니판 TV영화라고 보면 될것 같네요. 유명한 배우 안나오고, 아이들이 즐겁게 볼 수 있도록 청소년들이 주인공이고, 갈등은 짧고 명확하게 해결되는 구도. 덕분에 아기자기한 뉴페이스들을 볼 수 있는 장점도 있고 말이죠 🙂

유럽 어느 구석의 작은 나라, 왕정이면서 어느정도 국회도 구성되어 있는 듯한 나라가 배경입니다. 여왕이 다스리고 딸 둘 중 첫째가 곧 왕위를 물려받을 예정. 그리고 주인공인 둘째는 왜 자기가 결정된 인생을 살아야 하냐면서 누구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공화정으로 가자고 활동을 벌이고 학교생활은 등한시하는 문제아입니다. 그렇게 집(성?)을 빠져나와 고대하던 공연을 보러간 어느날 자신의 특수한 능력을 접하게 되고, 여름방학 동안 벌로 끌려간 여름학교가 사실은 특수한 능력을 가진 둘째 왕족의 훈련기간이란 사실에 기함을..

뭐, 꼬집자면 문제가 될게 하나둘이 아니지만 어린이들이 즐겁게 볼 수 있고 디즈니답게 소수자가 학대받는 그런 구도 없고 해피엔딩이고 해서 괜찮게 볼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입니다. 물론 극장보다는 TV화면이기에 약간 어색한 연기나 특수효과는 그냥그냥 넘어가 주기로 하는거구요. 괜찮다면 후속작이나 드라마로 나와도 괜찮을 것 같은데 어쩔른지 모르겠네요 🙂

아르테미스 파울

아르테미스 파울 | 다음영화

디즈니플러스에서 엉겁결에 집어든 작품. 12세의 천재소년 아르테미스 파울이 사람들은 모르는 환타지 세계의 종족들의 힘을 빌려 요정세계의 범죄자에게 납치당한 모험가 아버지를 구출하는 이야기입니다. 환타지 세계의 묘사와 다양한 능력, 기기의 표현, 그리고 007의 M 역으로 유명한 주디 덴치가 반가왔네요. 어린이용 영화답게 스토리라인도 단순하고 갈등 없이 눈은 즐겁게 사건을 해결하는 스토리입니다. 드라마인줄 알았다가 한편으로 끝나서 당황스러웠네요.

한산: 용의 출현

한산: 용의 출현 - 나무위키

극장에서 한국영화를 본게 거의 백만년은 된 느낌이네요. 너무나 조폭과 코믹으로 도배되어 안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SNS에서 누가 거북선이 되고 싶다고 한 리뷰가 너무 생생해서 큰 화면으로 봐야겠다 생각되어 표를 결제했습니다. 롯데 시네마S관 감상.

즐겁게 봤어요. 러닝타임이 두시간 반 가까와서 좀 지루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의외로 몰입도 높게 잘 구성했습니다. 보통 생각하는 사극에서의 강렬한 전투 장면이라면 주인공이 등장해 돌격하라! 외치면서 큰 싸움 한판 하고 마무리하는걸 생각하게 되는데, 이 작품에서는 정말 담.백.하.게. 이순신장군을 거의 패싱하다시피 하고 전쟁 앞, 중간, 뒤의 상황에 모든 힘을 쏟습니다. 박해일은 정말 거의 흡입력 없이 무표정으로 생각하는 장면만 보여줘요. 모든 것은 실시간 전투로 보여줍니다. 그래서 이순신 장군보다는 거북선이 주인공인 것이죠.

부산을 점령하고 금산을 거쳐 전주로 진출하는 일본군, 사천 등 세 번의 패배를 당하고 전력을 보강하려는 일본군 내부 사정, 거북선을 보고 그 약점을 확보하려는 첩보전, 붙잡은 왜군을 정보원으로 확보하여 활용하는 조선군과 갑작스런 출정 등이 실제 전투 이전 상황을 전혀 지루하지 않게 풀어주네요. 그리고 이어지는 해전, 앞에서 살짝 맛보여준 노장의 품격 안성기님의 미끼 역할과 그를 구하려는 제자님의 분투, 그리고 이어지는 본격적인 일본 대선단의 진격과 그 가운데서 위기에 처하는 거북선, 그 순간 등장하는 거북선 마크2의 대활약. 그리고 최종병기 복합포의 발사까지. 쉴새없이 몰아치고 전체 진형을 보여주는 화면이 너무 멋드러지게 전투를 그려냅니다.

단순히 압도적인 승리로만 기록되지만 실제 전장은 순간순간 판단을 내리며 모든 상황이 맞아들어갈 때 승리로 이어진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아요. 결과를 아는 싸움이라도 이렇게 긴박하게 잘 그려낼 수 있다는게 정말 좋았네요. 간만의 한국영화였는데 매우 만족스러운 감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