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별 글 목록: 2025년 11월월

전쟁신의 사도가 되었다

전쟁신의 사도가 되었다8점
수박복숭아 지음, 문피아

구매한지는 한참 되었는데 한참 다른 책들과 웹소설들 읽느라 휴가기간을 맞아 이제서야 완독했네요.

정통파 환타지 소설입니다. 주인공 라키아는 기사의 핏줄을 이었지만 가문이 몰락해서 농부로 사는 가난한 집의 아들입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마을에서 용병에게 팔아버리는 바람에 원령의 저주를대신 사기 위해 포로를 죽이는 용병보다 못한 역할을 하며 살아남죠. 눈썰미가 있어 전투에서 살아남고 용병대장의 눈에도 들었다가 전쟁중 용병대가 오러사용자에게 박살나면서 피해 들어간 동굴에서 전쟁신의 사도로서 각성하게 됩니다.

그 다음부터는 왕도적인 환타지물로, 신이 맡긴 임무인 성유물 탐색을 진행하면서 제국 내외 곳곳을 누비고, 그 과정에서 사도로서 성장을 이루기 위해 역사를 거쳐 현재는 전쟁신의 휘하에서 악마들과 전쟁을 맡고 있는 소드마스터들로부터 가르침을 받기도 합니다. 물론 마법사와 현자 격의 동료들과 만나기도 하며, 제국의 다른 소드마스터들과 때로는 교류와 친분을, 때로는 전투를 치르며 성장해가죠.

물론 전쟁이 주요 소재 중 하나이기 때문에 잔인한 장면이 꽤 나오지만, 정통파적인 흐름으로 성장해나가고 갈등하고 어려움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지켜보다보면 어느새 빠져들어 읽고 있는 모습이 되어버리네요. 마무리까지도 절대 지루하지 않고 적절한 호흡을 유지하며 진행하는 구성이 상당히 좋았어요. 검과 마법, 신과 악마, 그리고 세상을 구하기까지. 즐겁게 보았습니다.

퀸카로 살아남는 법

Mean Girls (2004) - IMDb

이걸 왜 봤더라? 현재 유명한 배우들의 데뷔 초창기 연기를 볼 수 있던 작품으로 많이 언급되는지라 가볍게 볼수 있을것 같아 집어들었네요. 제목은 영 취향이 아니고, 내용도 미국 여고생들의 그런 이야기들이지만 배우들 면면이 있어 흥미롭게 볼 수 있었어요.

아프리카 쪽에 나가있던 부모님을 따라 홈스쿨링을 하다가 고등학교에서 처음 학창생활을 경험하게 된 케이디(린지 로한)가 아웃사이더인 재니스와 데미언을 왕따시킨 학교의 공주들인 레지나/그레첸/캐런 3인방과 어울려 비밀을 캐내고 셋 사이를 와해시키는 작전을 진행하면서 오히려 케이디가 레지나처럼 바뀌어 우정이 깨졌다가 회복되는 주니어 영화같은 내용입니다. 물론 약간의 러브스토리가 들어가지만 여기서는 정말 그냥 양념인듯. 전혀 매력적이지도 않고 말이죠.

많이들 알다시피, 린지 로한은 이후로 막장 내리막길을 걷고, 오히려 약역이었던 레지나 역의 레이첼 맥아담스가 승승장구, 어바웃 타임같은 명작을 찍었구요, 백치미가 빛난 캐런 역의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맘마미아로 히트를 쳤네요. 어릴적에 다들 정말 예뻤구나 싶었습니다.

즐겁게 본 영화였고, 비슷하게 톰 크루즈의 젊은날 모습을 볼 수 있는 영화가 있다고 들었는데 언제 넷플릭스에 풀리려나 모르겠네요.

은하의 형태

은하의 형태8점
유폴히 지음, 동아

며칠 전 읽었던 ‘어쩌다 내가 쟤 같은 애를‘과 함께 구매해서 읽게 된 유폴히님의 중편입니다. 이번에는 환타지가 아니라 평범(?)한 연애담이에요. 하지만 그냥 두 사람이면 애매하니 한명은 T고 한명은 F입니다. 한명은 문과고 한명은 이과여요. 한참 밈이 돈 것처럼 정말 서로가 이해가 안가고 정말 안맞는다 싶지만 사랑이란 그런게 아니잖아요?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답답해서 미치겠지만 그걸 예쁘게 보면 좋고 좋으면 다 사랑스러운 것이죠. 형태는 모든 현상을 과학적으로 해석하지만 그런 해석이 다 은하를 이해하기 위해서, 은하가 아름답기 때문에 그런거고, 은하는 형태가 이해가 가지 않지만 그럼에도 설명해주는걸 듣다 보면 얘가 나를 좋아해서 그런거구나 생각하면 귀엽고 그냥 예쁘네 하는거고.

연애란 그런거구요, 사랑이란 그런게 이어지는거구나 싶어요. 둘이 잘 되면 좋겠다 싶은 재미있는 제3자의 눈길이었습니다.

오랑주리 오르세 미술관 특별전

보도자료 | 전당소식 | 방문·이용 | 한국, 프랑스 수교 140주년 기념 《오랑주리 - 오르세 미술관 특별전 : 세잔, 르누아르》  특별전 (9.20~26.1.25) | 보도자료 | 예술의전당

간만의 미술관 산책이었네요. 한참 전에 얼리버드 예매해놨다가 마감일에 쫓겨 찾아가지 않도록 미리미리 시간날때 몸을 움직여봤습니다. 들어가기 전에 백년옥에 들러 식사를 하는데 뜻밖에 외국에 나가있던 대학동기를 만나 인사하는 우연을 경험하기도 했네요 (사실 다음날 만날 약속이 있긴 했는데 워낙 뜻밖의 장소라 ^^)

작년 파리에 갔을 때 본 작품들이지만 이렇게 두 미술관의 작품을 함께 모아서 보니 또 다른 느낌이란건 참 신기했습니다. 큐레이션의 힘을 느꼈다고나 할까요? 르느와르의 부드러움과 세잔의 힘을 느끼면서 두가지를 비교하기도 하고 비슷한 점을 찾아보기도 하고 말이죠. 일부러 그런 생각을 하도록 유도한 것도 맞는것같고요. 또하나 좋았던건 당시 인상파 화가들의 모습을 영상으로 재생하고 있었던건데 아마도 영화 장면을 군데군데 편집해서 넣은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한번 찾아봐야겠다 싶네요.

이번의 새로운 발견이라면 피아노 치는 소녀들의 여러가지 버전. 오르셰와 오랑주리에 하나씩 있고 다른곳에도 좀더 있다고 하는데, 각각이 다른 색상과 포즈로 그려졌다는걸 처음 알았네요. 마나님은 오랑주리 버전의 조금 푸른빛이 나는 배경과 원피스를 입은 모습을 더 좋아하는것 같더라구요. 확실히 세잔보다는 따뜻한 느낌이 드는 르느와르의 작품에 더 마음이 끌리는것 같습니다. 피아노치는 소녀들은 물론이고 아들 끌로드 르느와르를 그린 그림이라든지 목욕하는 여인, 꽃을 그린 정물 등의 깃털같은 터치는 너무 좋은것 같아요.

생각보다 붐비지도 않고 쾌적하게 적당한 분량의 작품을 충분히 볼 수 있어 좋았던 시간이었습니다. 간만의 나들이 좋았네요.

오랑주리와 수련, 모네와 세잔과 르누아르, 그리고 세계 명작들 -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