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별 글 목록: 2026년 5월월

마이클

Michael Posters - Buy Michael Poster Online - Movieposters.com

건강검진 후 시간 여유가 생겨 갑작스레 보게 된 영화입니다. 어릴적부터 마이클 잭슨의 음악은 너무나 많이 들어왔지만, 그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등을 건너건너 듣기만 했을 뿐 심도있게 찾아보진 않은 터였기에 흥미롭게 볼 수 있었네요. 가난한 애리조나 시골마을에서 여러 형제들 중 하나로 태어나 가부장적이고 독재적인 아버지 밑에서 잭슨파이브란 이름으로 활동한 어린 시절 독특한 미성과 어린아이답지 않은 무대 매너로 관객을 휘어잡는 모습을 보여주며 프로듀서의 눈에 띄고 이를 바탕으로 잭슨파이브는 메이저에 진입하죠. A,B,C란 노래가 기억에 남네요.

이후 마이클은 자신의 음악을 하고 싶은 마음으로 독립 활동을 하고싶다고 아버지에게 이야기하지만, 아버지는 여전히 자신이 만든 5명 체제를 유지하고 싶은 마음으로 잭슨즈 활동을 하며 짬나는 시간에 개인활동을 하라고 합니다. 그래도 반 허락이 떨어진 터라 마이클은 퀸시 존스를 만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 하고 싶은 음악을 만들고 이를 표현할 수 있는 자신만의 의상과 춤을 직접 선정한 댄서 및 세션과 함께 만들어나가죠. 그 와중에 아버지와의 갈등은 깊어지고 직접 자신의 대리인이자 변호사인 존 브랑카를 고용해 개인 활동의 매니징에서 아버지를 제외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성공. Off the Wall에 이은 Thriller의 초대박 성공으로 스타덤에 오른 마이클은 그런 성공에도 동물을 아끼고 아이를 사랑하며 동화와 장난감을 즐기며 아낌없이 나누는 모습과 함께, 직접 모든 역경을 돌파하기보다는 대리인을 내새우고 갈등을 회피하는 극 내향 성향도 보여줍니다. 그렇기에 잭슨즈의 투어도 완강히 거부하지 못하고 함께하다가 무대 조명으로 인해 머리 화상이라는 부상도 겪게 되고, 이로 인해 무대에서 직접 잭슨즈는 이게 마지막이라고 선언하는 초강수까지 두게 되지요.

드디어 독립해서 혼자만의 힘으로 도전하는 앨범, Bad의 강렬하고 화끈한 무대 영상으로 마지막이 장식됩니다. 정말 멋지고 자기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무대 모습을 하이라이트로 하며, 무언가 더 계속될 것 같던 이야기가 갑작스레 끝나더군요. We are the World도, Dangerous도 안나왔는데 벌써 싶었는데 어느새 두시간 반이 흘렀더라구요. 정말 담고싶은 이야기와 음악과 춤이 많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아직 더 보고 싶은데 하는 생각이 들 정도.

혹자는 안전한 선택을 한 스토리라고 하지만 불세출의 아티스트를 다루면서 모든 면과 모든 생애를 다 담기는 정말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말하자면 그렇게 다사다난한 피카소의 생애를 영화화하기 힘든거나 마찬가지라고나 할까요? 나중에 찾아보니 3부작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하고, 그 때 못 보고 들어서 아쉬웠던 이후의 명작 음악들을 또한번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기기도 했네요. 그만큼 마이클 잭슨의 음악을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사심 없이 전성기까지의 행보와 영상을 푹 빠져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더 앞서는 것 같습니다.

86년도에 사놓은 마이클 잭슨의 사진집이 어딘가 있을텐데 한번 찾아봐야겠네요. 문워커 당시였을텐데, 그때 음악에 한번 젖어보고 싶은 그런 후기였습니다.

AI could have made the new Michael Jackson movie

붉은 돼지

紅の豚 - スタジオジブリ|STUDIO GHIBLI

너무나 유명한 작품인데 아직까지 못본터라 집어들었습니다. 생각보다 훅 가버린 1시간 반의 러닝타임. 1차대전 이후 전쟁에서 멀어진 장소인 아드리아해의 섬들, 그곳에서 사소하다면 사소한 비행도적(공적;空敵)들과 의뢰를 받고 이들을 잡아주는 현상군 사냥꾼이란 한 시대의 끝점에서 바라보는 로맨티스트스러움이 녹아있는 이야기였어요.

전쟁 속에서 잃어버린 동료들과 연인을 남기고 산화해버린 절친, 그 과정에서 모두를 떠나보내고 돼지로 변해버린 자신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아드리아해에서 현상금 사냥일을 하는 주인공 마르코. 절친의 연인이었지만 그곳에 남아 싸우지 않고 모일 수 있는 술집을 운영하는 마담 지나, 마르코가 모는 붉은 전투기에 당했던 공적들이 그에 대항해서 데려온 미국의 용병 커티스의 이야기가 전반에 펼쳐집니다.

자신의 붉은 비행기가 상태가 좋지 않아 홀오버를 위해 밀라노로 떠나는 중, 커티스에게 발견되어 전투 끝에 격추된 마르코. 하지만 어째어째 남은 비행기를 화물차에 싣고 겨우 밀라노에 도착합니다. 그곳 역시 파시스트의 점령하에 많은 사람들이 징집되거나 해외로 나가고 여자들만 모여 일을 하고 있기에 마르코는 자신의 비행기 역시 재능 넘치는 수리공장 주인 피콜로의 딸 피오에게 설계 외에도 전체적인 성능 향상과 다양한 새로운 시도를 맡기게 되죠. 옛 동료와 피콜로 공장 사람들의 도움으로 마르코 뿐만 아니라 피오까지 비행기를 몰고 밀라노 탈출에 성공한 두 사람은 아드리아해로 돌아가 다시 커티스와 설욕전을 준비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과 결말에 이르는 과정이 살벌한 전투가 아니라 단순한 어릴적 추억속의 사소한 싸움처럼 느껴지는 전개로 이어져요. 아무래도 미야자키 하야오의 전쟁에 대한 인식, 그리고 좋았던 날에 대한 추억이 작품에 반영되는듯, 공적들은 둘 사이에서 공포에 떠는게 아니라 내기를 하고, 전투기는 총탄이 떨어지고, 비행기에서 내린 두 사람은 주먹질을 하고, 여기에 공군이 온다는 소식이 들리자 너나 할것 없이 협력해서 모두 달아나버리는 우스꽝스런 상황으로 대결은 마무리.

그리고 후일담은 여전히 잔잔하고 평화가 흐르는 아드리아해의 모습입니다. 정말 전쟁이란, 그리고 파시스트란, 그런게 다 무슨 소용인가 우리가 평화롭게 사랑하며 지내야지, 살아있는 사람은 살아가야지 하는 메시지가 오히려 깊게 느껴지는 그런 이야기였네요. 그럼에도 잔잔하기보다는 웃으며 기분좋게 몰입해서 볼 수 있는 한시간 반의 러닝타임이었습니다. 역시 명작에는 이유가 있다 싶었고, 많이 이야기되는 명대사들도 확인해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날지 않는 돼지는 그냥 돼지일 뿐이야’ 라던지, ‘파시스트가 되기보다는 그냥 돼지인 편이 나아’ 라던지 말이죠 🙂

紅の豚 - スタジオジブリ|STUDIO GHIBLI

紅の豚』はなぜ主人公が「豚」なのか。宮崎駿自身が「こうかもしれない」と解釈するラストの意味 - All About ニュース

 

클루리스

Clueless (1995) - IMDb

유명하지만 못봤던 영화 보기 중 일환으로, 알리시아 실버스톤을 스타 반열에 올려놓은 클루리스를 봤습니다. 헐리우드의 틴에이지 영화다운 손발 오그라드는 말투와 행동 등등이 수없이 펼쳐지긴 하지만, 나름대로 스토리라인이 제인 오스틴의 고전이라서인지 그럭저럭 볼 수 있었어요.

학교의 모든 불리한 일들을 말발과 인간관계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셰어(알리시아 실버스톤)이 주인공. 리포트의 C학점을 남녀 선생님 중매에 나서 데이트를 성사시키면서 A로 올리는가 하면, 전학 온 새로운 친구 타이(브리트니 머피)를 학교의 수재와 연결시키려 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모든 일이 생각대로 이어지지많은 않아 타이를 연결해주려던 남자애는 셰어에게 대시하는가 하면 (게다가 성격은 개차반), 쇼핑몰에서 남자애들과 시시덕거리다가 난간에서 추락할 뻔한 타이는 그 경험을 스토리화하면서 학교에서 인싸로 등극하기도 하죠.

그 과정 중에 새로 전학온 크리스찬(저스틴 워커)이란 친구에게 한눈에 반한 셰어는 열심히 로맨틱한 분위기를 만들어 보지만 알고 보니 그는 게이였고, 친구로만 지내자는 말을 듣고야 맙니다. 그 와중에 타이는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해준 셰어의 오빠(지만 이혼한 새엄마가 데려온 아들이기에 피는 석이지 않은) 조시(폴 러드)에게 마음이 있다는 말을 하자 평소 패션센스가 좋지도 않고 공부만 알고 자기에게 잔소리만 하지만 불평하거나 부탁하면 선선히 들어주고 조언해주는 그가 타이의 연인이 된다는 생각이 너무 싫다는 것, 그리고 자신이 조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절친이지만 나름 얕보고 있고 애인끼리 항상 티격태격하는 디온과 머레이 사이도 그렇게 가벼운게 아니라 마음으로 이어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연인이란게 어떤 관계인가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게 되지요.

이렇게 사람을 변화하게 만드는 과정, 그리고 그런 마음이 일방통행이 아니라 상호간에 배려하고 이어지는 것, 시간에 따라 혹은 사람에 따라 획획 바뀌지 않고 지속적으로 계속되는 것 등등 사랑에 관한 전통적인 가치를 10대의 톡톡 튀는 영상과 연기 속에서 잘 표현해냈다는 생각이에요. 배우들 모두 꽤나 귀여웠는데, 이렇게 연기했던 배우들 중 폴 러드만 앤트맨으로 볼 수 있고 나머지 배우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게 아쉽네요.

30 years of 'Clueless,' plus the week's best movies in L.A. - Los Angeles  Times

카모메식당

かもめ食堂 : ポスター画像 - 映画.com

간만의 일본영화입니다. 사치에라는 한 여성이 헬싱키에 오니기리 식당을 냈어요. 핀란드 사람들은 오니기라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아이처럼 보이는 여성만 있으니 들어오지도 않고, 그렇게 손님도 없이 시간만 흐르던 중, 독수리 오형제 주제가를 가르쳐달라는 한 핀란드 청년 토미가 오면서 이야기가 흐르기 시작합니다.

사치에는 지나치던 서점에서 덩치 큰 한 명의 일본 여성을 만납니다. 평소같으면 관광객이겠거니 하고 지나쳤겠지만 토미가 부탁한 독수리 오형제 가사를 물어볼까 해서 말을 붙였고, 다행히 미도리라는 이름의 이 여성은 동생들 덕에 가사를 다 알고 있었어요. 미도리는 갑작스레 회사가 문을 닫은 뒤 삶에 대한 자세를 바꾸고 싶어 지도를 앞에놓고 아무데나 찍은게 핀란드여서 오게 되었다고 하고, 이야기를 나누던 중 카모메 식당에서 일손을 돕기로 하고 사치에의 집에서 숙식을 함께하기로 합니다.

또 한명의 여성이 나타납니다. 이번에는 특이한 경기를 하는 영상을 보고 삶의 여유를 갖고자 여행을 왔다는 마사코. 하지만 여행 가방이 없어 계속 같은 옷을 입고 날마다 여기저기 관광지만 돌아다니다가 때때로 식당을 돕습니다. 여기에 우울한 얼굴로 식당을 바라보다가 어느날 들어와 술 몇잔을 먹고 뻗어버린 리사, 가게에 커피를 가르쳐주러 온 마티 등 독특한 인물들이 엮이며 커피와 시나몬롤에서 시작된 식당 메뉴도 생선구이를 거쳐 오니기리까지 다양한 사람들과 먹거리로 북적이는 모습이 되어가네요.

잔잔하고 흐뭇하지만 어딘가 나사 하나 빠진 듯한 일본 영화의 구조가 잘 어우러지는 영화였습니다. 간만에 보는 핀란드의 풍경도 아 저긴 저랬지 하고 끄덕일 수 있는 느낌이 좋았고 말이죠. 그리고 여기에 덧붙여 빠진 나사를 조금이나마 찾아서 이야기를 연결시킬 수 있는 소설도 있어 도서관에서 빌려 보았는데, 두 가지 미디어를 함께 보면 또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사치에와 미도리, 마사코의 일본에서의 생활과 왜 핀란드로 떠날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프롤로그격의 이야기들, 그리고 영화의 사건이 벌어질 때 각각의 캐릭터들의 다른 생각, 여기에 영화에는 나타나지 않았던 도둑 이야기와 어릴적부터 배워온 합기도로 이를 제압하는 사치에의 또다른 면모가 새롭게 다가왔어요. 일단 저는 영화 보고 책 보는 순서를 추천해요!

찾다보니 인물간의 관계를 그림으로 그려놓은 블로그도 있네요. 참고하시길요~

카모메 식당6점
무레 요코 지음, 권남희 옮김, 푸른숲

힐링 영화 <카모메 식당> 리뷰

시한부 천재가 살아남는 법

시한부 천재가 살아남는 법8점
청시소/JHS BOOKS

기나긴 연재가 드디어 마무리되었네요. 태어날 때부터 상단전이 열려 비범한 자질을 보이지만 한정된 수명을 가지게 된 정연신이란 소년이, 갑작스런 패검종의 침입으로 가문이 쑥대밭이 된 가운데 화산파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지고 살아남기 위해 입황성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묘사한 무협입니다.

엄청난 파워밸런스 파괴적인 먼치킨물입니다만, 그 과정에 맞춰 상대도 계속 파워가 올라가 밸런스를 맞추는 이야기이기도 해요. 초반은 스스로 창안한 정가동공과 화산에서 얻은 절기로 힘을 키우며 입황성 시험을 치르게 되고 헌원창, 남궁화신 등 동기들과 만나고, 이어서 입황성 백색으로 마진, 청명, 백미려와 동행하며 남궁과 황보 등 세가의 월권, 사파 십삼천의 만행을 징계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한편 임무 중 혈염교 칠사도, 황보세가 태염룡을 만나게 됩니다. 여기에 입황성주와 사제의 연을 맺게 되는건 덤. 수명 연장의 꿈을 꾸게 됩니다.

이어서 무림맹 계파대전, 제갈가주 척살, 문을 뛰어넘어 교룡을 잡는 등의 임무를 거치면서 청색, 흑색을 거쳐 자색까지 승진합니다. 입황성 내에서도 입황마가와 입황신가의 고삐를 잡으며 현재뿐만 아니라 전대의 실력자들의 인정을 받으며 황성과도 교류를 하게 되지만 북방과의 전투에서 황제 건륭제가 사망하게 되며 직접 북벌을 나가게 되고 북도 육원성군과의 싸움이 벌어집니다. 북벌에 성공하는 과정에서 태염룡은 빙궁주와, 정연신은 칠사제와 이어지는게 확정되구요.

마지막 단락은 사라진  입황성주를 찾는 과정에서 천하목의 진실을 알게 되고, 천하목을 지키는 4대호법을 비롯한 명족들과의 무한재생혈투가 펼쳐집니다. 북방에서 인연을 맺은 책사 문곡과 마교주였으나 정연신과 가장 유사한 재능으로 술법을 펼치는 소천무적 야율진, 전 신검단주 용희명 등의 압도적인 무력으로도 힘든 싸움을 펼치지만 이를 뚫어내고 스승을 구해내는데 성공하면서 천하목 또한 베어내고 세상을 구원하게 되죠.

이후 후일담은 정연신의 선룡이화결을 통해 인연이 있는 인물들의 과거사에 빠져들어가 간접경험을 하는 모습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합니다. 정연신이 인연을 맺은 인물들의 과거사도, 정가장을 멸문시킨 패검종주도, 신검단주 용희명의 과거도,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천무적의 과거 서방 탑주와의 인연까지 펼쳐내면서 천하목의 역사를 정리하고 이를 극복하면서 후손들이 나아갈 방향까지 정리하네요.

줄거리를 이렇게 기나길게 끄적거려도 모자랄 만큼 방대한 분량을 자랑하는 이야기입니다. 인물들도 너무 많이 나오다보니 어느정도 따라가다가도 북벌에 들어갈 즈음이 되서는 누가 누군지 헷갈리기 시작하더라구요. 분명 재미는 있는데 이사람은 누군가 하는 느낌이 마음에 들지 않아 eBook버전으로 나오면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분량에 지쳐 안볼 가능성도 있긴 하구요. 일단 사놓은 책들부터 보면서 나중에 나올때 생각해보겠습니다 🙂

주토피아2

디즈니 신작 '주토피아2' 개봉 임박⋯스페셜 포스터 공개 [콘슐랭]

드디어 봤네요. 1편에서 양의 음모를 멋지게 부수고 경찰로서 인정받은 주디왕 경찰로 특채된 닉. 하지만 둘 사이의 성격 차이는 여전해서 말보다 행동이 먼저 나가는 주디와 말로 설명하기보다는 돌려 표현하는 닉 사이의 간극은 점점 커져갑니다. 그 와중에 주토피아 기념식에서 주요 시설인 기후관리기를 발명한 링슬리의 노트를 노리는 파충류의 침입을 감지한 둘은 파티에 잠입하고, 그곳에서 노트를 빼돌리는 뱀을 추적하며 도시 밖으로 나가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닉과 주디는 파충류와 손잡았다는 오해를 받게 되죠.

그 과정에서 사실 기후관리기를 발명한 것은 노트를 훔쳐낸 뱀 게리의 할머니였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주디는 링슬리의 좀 모자란 조카 포버트와 뱀 게리와 함께 주토피아를 지배하고 습지 지역의 동물들도 쫓아내어 자신들의 구역을 넓히려는 링슬리의 음모를 막기로 합니다. 힘을 합쳐 노트의 비밀을 풀고, 눈속에 숨겨진 엣 파충류 마을을 찾아내는 등 모험이 펼쳐집니다.

1편에서 소형초식동물이 무슨 경찰이냐는 편견과 여우는 속이 시꺼먼 예비범죄자라는 시선에 맞서는 이야기를 전개했듯, 2편에서는 사회를 주도하는 세력이 아무리 더러워보이는 곳, 이상해보이는 사람이라도 한 장소 한 장소가, 한 사람 한 사람이 이야기를 가진 사람이 살아가는 곳이고 만나는 인격이라는 사실을 다시 떠올리게 합니다. 지저분하고 멍청해 보이는 인물이 가득한 습지도 나름 정 많고 거짓없는 동물들이 살아가는 곳이고, 떄로는 도박장 같은 곳에서 거칠어 보인느 파충류가 모인 장소 역시 유쾌하고 기꺼이 도움을 제공하는 동물들이 살아가는 장소이듯 말이죠.

닉과 주디 둘 사이의 관계 또한 고민을 행동으로, 혹은 농담으로 덮는게 나을 때도 있지만, 진지하게 이야기하고 속을 터놓는 순간의 필요성, 그리고 그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물론 겉으로 친한듯 보여도 자신만의 음모를 꾸미는 인물의 실패담도 참고해야겠지만요 (포버트-_-)

분위기를 보아하니 3편에서는 감옥을 탈출한 양이 다시 등장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1편에 이어 까메오 출연처럼 재등장해 활약했던 플래시(나무늘보)와 샤키라(영양), 생쥐마피아 부녀가 다음 편에서도 멋진 활약을 보여주길 기대해봅니다.

What Do you Think The Chances are of Nick and Judy Dancing Together Zootopia 2? : r/zootopia

펄프 픽션

Pulp Fiction (1994) - IMDb

개봉 당시 엄청난 찬사를 받았지만 왠지 모를 불편함에 보지 않았던 영화를 30년만에 봤네요. 시간이 지나고 나서 보니 배우들의 열연을 독특한 구성과 스토리 속에서 보는 느낌이 쏠쏠합니다. 여기에 쿠엔틴 타란티노의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했던 그 감성을 지금 다시 보는것도 좋군요.

시간축이 여러 방향으로 뻗어나간 스토리라 정신없긴 하지만, 메인 스토리는 빈센트(존 트라볼타)를 중심으로 이어진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LA지역의 갱단으로 파트너 줄스(새뮤얼 잭슨)와 함께 활동하며, 물건을 떼먹은 젊은이들 집에 쳐들어가 대금을 받아내는 일을 합니다. 보스는 마침 그 때 복서 부치(브루스 윌리스)에게 승부조작을 지시하고 있었고, 빈센트는 그 자리에서 보스에게 애인 미아(우마 서먼)의 경호를 부탁받죠.

빈센트는 미아와 함께 저녁식사를 하며 클럽겸 식당에서 유명한 트위스트 댄스 장면을 선보이며 우승도 하고 집에 데려다주지만 미아는 약을 흡입하다가 사고로 죽을 뻔 합니다. 빈센트는 아는 마약판매상 집에 쳐들어가 아드레날린 주사로 겨우 미아를 구해내 집에 다시 데려다주고 돌아가죠.

한편 부치는 져야 하는 경기에서 이겨버립니다. 그냥 이긴게 아니라 상대가 후유증으로 사망하기까지 했고, 그렇게 된 이유는 부치가 자기가 이기는데 돈을 걸었기 때문이었구요. 애인과 함께 돈츨 챙겨 도망가려 하지만 애인이 죽은 아버지의 유품인 시계를 놓고 온것을 알고서는 집으로 몰래 돌아와 시계를 찾아 챙기려 합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 화장실에서 나오는 빈센트를 역으로 죽이게 되고, 차를 타고 도망가다가 자신의 집으로 오는 보스를 차로 치고 도망가지만 아직 괜찮은 보스는 부치를 추적합니다. 둘은 어떤 가게로 들어가 가게 안에서 싸우게 되지만 그 가게 주인은 XX성향의 변태였고, 둘을 제압해서 지하에 가두고 보스를 XX하기 시작하는데..

뭐, 이런 복잡한 구도를 가진 작품인데 이야기를 보다 보면 스토리가 퍼즐처럼 하나하나 들어맞는 독특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주인공인 줄 알았던 (주인공 맞지만) 빈센트가 갑자기 퇴장하기도 하고, 근엄한 보스가 엉뚱하게 싸구려 상점 지하에서 가게 주인에게 당하기도 하고, 댄스도 잘 추는 멋진 여자가 마약 과용으로 정신을 놓기도 하는 묘한 아이러니한 상황이 싸구려스려우면서도 쌔끈하게 이어붙어 전개되네요.

캐릭터 하나하나 다 쓸데가 있고 나름대로의 멋도 있으면서 허무하기도 하고 재밌기도 한 그런 작품이여요. 지저분한걸 싫어한다면 피해야겠지만 이런 맛도 있구나 싶은 경험을 할수도 있는 재밌는 작품이었습니다. 왜 존 트라볼타가 이 작품으로 부활했는지, 우마 서먼이 왜 그렇게 인기 있었는지 등등을 알 수 있었네요. 재밌게 봤습니다~

PULP FICTION - Philadelphia Film SocietyMaria de Medeiros (August 19, 1965 Lisbon, Portugal). Maria de Medeiros and  Bruce Willis. Pulp Fiction (1994) Quentin Tarantino.

에이리언

Amazon.com: Poster Alien (1979) Movie 24"x36": Posters & Prints

그렇게 유명한데 이제야 본 영화. 상당히 고전적으로 모니터는 CRT이고 각종 스위치는 다 물리스위치, 대원들은 전부 담배를 뻑뻑 피워대는 70년대 SF라니, 신기하고 흥미로왔습니다. 그럼에도 독특한 미학으로 그려진 머나먼 행성의 모습이나 그곳에 추락해 있는 외계인의 우주선, 그리고 죽어있는 외계인과 그들의 청소병기인 알들이 가득한 모습이 모두 호러스틱하게 그려져있는 모습은 오히려 묘한 아티스틱한 감성을 느끼게 하네요.

일단 스토리는 머리에 근육만 가득한 대원들과 음모를 꾸미는 또다른 과학대원 사이에서 생존하기 위해 온힘을 다하는 엘렌 리플리(시고니 위버)의 이야기입니다. 귀환 중 갑작스레 감지된 신호 때문에 동면에서 깨어난 대원들. 신호 확인을 위해 행성에 착륙해 추락한 우주선과 외계인의 시체, 그리고 수많은 알들을 발견하고, 그 알을 살펴보다가 알 내부의 무언가가 튀어올라 토마스의 얼굴에 달라붙어버리고, 며칠 뒤 그 페이스 허거는 죽어서 떨어져나가지만 토마스의 안에서 깨어난 무언가가 몸을 뚫고 나오면서 악몽이 시작되죠.

그 무언가는 짧은 시간동안 탈피하면서 거대해지고 대원들을 한명씩 살해하기 시작합니다. 리플리는 우주선을 폭발시키고 탈출정으로 나가려 하지만 또다른 과학 대원은 회사를 위해 외계생물의 샘플을 가져가고자 하는 인조인간이었고, 오히려 리플리를 제압하려 하기에 격투 끝에 겨우 해체할 수 있었구요. 결국 우주선 폭파는 성공하지만 리플리는 탈출선에서 에이리언을 떨어뜨리기 위한 최후의 전투에 돌입하고…

하나의 세계관을 만든 영화라는 면에서 꽤나 괜찮은 느낌이었습니다. 오래되었음에도 별로 그런 느낌 없이 몰입할 수 있는 스토리도 좋았고, 좁은 공간 안에서 계속 숨죽이며 들여다보게 만드는 화면도 인상적이었네요. 아직 풀리지 않은 떡밥들이 많은만큼 다음편을 꼭 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말이죠. 과연 그렇게 많은 팬들이 있는 시리즈의 첫편이다 싶었습니다. 인상적이었네요.

When Alien 1979 Is Set (Exactly)

캐롤

꽤 멋있는 영화. 얼마 전 본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이 떠오르는 작품이었습니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이 두 인물 사이의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캐롤은 두 인물 자체에 초점이 맞춰진 정도의 차이는 있을것 같아요. 그만큼 케이트 블란쳇과 루니 마라의 존재감이 화면을 지배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아이의 선물을 사러 온 캐롤 에어드가 백화점 점원으로 일하는 테레즈 벨리벳을 만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캐롤은 모종의 문제로 남편과 이혼소송 중이었고, 아이를 혼자 보살피고 있었죠. 테레즈는 자신의 경험을 되새기며 아이에게 인형보다는 기차 세트를 추천하고, 이에 캐롤은 감사를 표하면서 나중에 식사를 한번 하자는 약속을 전달합니다. 그렇게 마음이 잘 맞는걸 확인한 캐롤은 집에 테레즈를 초대하지만, 갑작스레 찾아온 캐롤의 남편은 이를 보고 오해하고 아이를 자신이 데려가겠다고 하면서 캐롤에게 정신병적 문제로 접근금지 명령을 받아냅니다.

이 때 테레즈와 캐롤은 함께 자동차를 타고 여행중이었고, 테레즈 또한 남자친구에게서 둘만의 여행에 대한 이해를 받지 못하고 헤어지게 되죠. 여기서 남자들은 자신의 이야기만 주구장창 주장하고 캐롤과 테레즈의 말은 듣지도, 이해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는 무례한 사람으로 그려집니다. 물론 언제나 그런 사람이 많은건 한국이나 미국이나 다르지 않은 모양이기도 해요. 그 세계에서 제대로 이야기를 듣고, 작게 흘린 실마리에 민감하게 상대의 마음을 추측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마음에 전달하는건 캐롤과 테레즈 서로밖에 없다는 것을 확인합니다.

그러나 아이를 포기할 수 없었던 캐롤이 테레즈를 남겨두고 돌아가면서 이야기가 다시 되돌아갑니다. 캐롤은 소송을 이어가고, 테레즈는 나름대로 자신이 꿈꾸었던 사진가의 삶을 시작하며 뉴욕타임즈에서 인정받는 자리까지 올라가고 있죠. 그러던 어느날 먼발치에서 테레즈를 보게 된 캐롤은 자신의 마음을 다시 생각해보고, 남편과의 협상 자리에서 무언가 결정을 내립니다. 결국 자신이 붙들어야 할게 가족보다는 테레즈라 생각하고 오랜만에 연락을 하게 되고, 다시 만나는 자리에서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며 첫 장면에서 보여준 씬으로 연결이 되네요.

케이트 블란챗은 캐롤 에어드라는 인물을 너무나 우아하고 때로는 분노하고 때로는 부드러우며, 자신감있고 부유한 모습이지만 마음속으로는 사랑하는 사람을 절대 놓고싶지 않은 그런 인물을 그려냅니다. 너무 멋진 여신같은 모습이 인상적이에요. 반면 루니 마라는 사회 초년생이라 때로 우유부단하면서 중요한 결정이라도 떠밀려 선택하는 모습의 테레즈 벨리벳을 정말 자연스럽게 마치 본인이 그런것처럼 그려내죠. 하지만 그런만큼 하나의 일에 뛰어들 때는 온힘을 다해서 그 일을 해나가는 추진력 또한 잘 그려냅니다.

멋진 영화였고, 절제된 두 사람의 대화가, 그리고 그것을 담담히 비추어낸 화면이 모든 일을 다 해냅니다. 두사람의 의상이나 도시의 풍경, 은은한 음악 모두가 잘 조화된 멋진 작품이었다고 생각해요. 이 영화에서의 루니 마라는 마치 오드리 헵번같은 모습으로 기억될 것 같네요. 좋았습니다.

캐롤> 후기 Carol (2015) : 네이버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