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별 글 목록: 2026년 9월월

사도세자는 편하게 살고 싶다

사도세자는 편하게 살고 싶다 (완결) – 9점
까다롭스키(지은이), 제이트리

nyxity님의 추천으로 보기 시작했는데 의외로 재미있었던 대체역사물입니다. 사도세자 이 훤으로 빙의한 자신을 인지하면서 죽지 않고 살아남아 편하게 살고자 하는 주인공이, 근대 조선사 및 당시 세계사에 대한 자신의 대략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당장 눈앞에 닥쳐온 일을 하나씩 회피하거나 선대응하면서 점차 명군주가 되어가는 모습을 그린 이야기라고나 할까요?

주인공의 특징은 사도세자의 어릴적 기억과 조선 문화 및 한문, 그리고 청을 중심으로 한 국제관계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있는 영조 아들로서의 자아와, 장인 홍봉한의 노력으로 얻은 약탕을 마시면서 사경을 헤매다 찾게 된 빙의된 현대인으로서의 지식과 자아가 함께 엮여 있는 인물이란 점이 독특합니다. 덕분에 아버지 영조를 대하면서도 여유롭게 상황을 인식하고 받아넘기고, 그러다 보니 의도적이 아닌 우연으로 섬돌의 변이 일어나게 되구요, 부인 혜경궁 홍씨를 바라볼 여유가 생가면서 둘 간의 금슬도 좋아집니다.

왕위를 물려받은 후에도 하루빨리 세자 이 산에게 왕위를 양위하기 위해 자신에게 반대하는 세력을 만들어 양당정치를 시도해요. 난신적자 박지원을 비롯한 백탑당 세력과 장인 홍봉한을 중심으로 한 왕당을 대립시키고, 그 가운데서 상대를 완전히 제거하는게 아닌 정책 싸움으로 구도를 만들어 사화가 일어날 거리를 원천봉쇄하고, 오키나와와 일본, 청과 러시아를 잇는 세력구도를 재편하여 (원한건 아니지만) 동북아를 리딩하게 됩니다. 그 가운데 만화와 신문을 통해 언론 및 문화를 이끌고 유럽에서 밀려난 철학자인 볼테르를 (자의는 아니지만) 끌어들여 대항해시대와 산업혁명, 그리고 나아가서는 미국 독립전쟁과 프랑스 혁명까지 이어지는 상황을 (본의아니게) 주도하기도 합니다.

그 모든 과정이 왕위를 양위하고 편하게 아내와 함께 룰루랄라하기 위한거였다는게 재미있고, 그 과정에서 박지원과 볼테르 등과 티키타카하는 상황이 매우 유쾌하게 묘사됩니다. 더불어 당시 조선시대의 세세한 역사와 세계사의 면면도 엿볼 수 있다는 것은 덤이고 말이죠.

책을 구매하지 않고 대여로 본 터라 한권당 3일만에 독파하는게 고역이긴 했습니다만, 덕분에 흐름이 끊기지 않고 즐겁게 이야기를 이어서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재미있게 봤고, 다시봐도 재미있을 것 같네요.

리더는 언제 차이를 만들어내는가

리더는 언제 차이를 만들어내는가 – 5점
재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강주헌 옮김, 김영사

총,균,쇠의 저자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신간입니다. 이번에는 물질이 아닌 사람의 영향에 대해 고찰하고 연구한 내용을 정리했는데, 의외로 자기계발서도 아니고 리더의 필요 자질에 대한 내용도 아닌 ‘리더는 이렇더라’라는 조사 결과를 정리한 정도의 내용이네요. 아마도 대부분의 평가도 밋밋하다 정도가 되지 않을까 예상되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의미있는 부분도 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구 방법론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한 가지는 전기 분석을 통한 리더 개인의 역량을 평가할 때 햄릿 테스트란 방식으로 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재능이란걸 묻는 내용이에요. 셰익스피어만이 당시 영국에서 햄릿을 쓸 수 있을 만큼의 문학적 재능과 문장 구사력,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연극 무대에 올릴 수 있는 재력과 기획력을 가질 수 있었던 것처럼 분석하려는 리더가 자신만의 재능, 핏줄, 환경을 갖추고 있었는가를 보는 거죠.

또 한가지는 자연 실험처럼 가상으로 사회적 환경을 실험구/대조구로 나눌 수 있는 케이스를 보는 것입니다. 충분한 근거 자료와 기록이 모인 경우 이를 바탕으로 여러 리더들이 유사한 환경에서 기준 이상의 성과를 내었는지 못했는지 등을 조사하여 비교 분석하는 실험분석적 방법이에요. 이를 통해서 리더들의 환경을 표준화하고 객관적으로 잘한 리더인지 아닌지를 살펴보는 방식이었어요.

정치, 경제, 스포츠, 종교, 과학 순으로 리더나 주요한 인물들을 다루고 있는데, 주로 관심이 가는건 정치와 경제였지만 엉뚱하게도 스포츠 파트가 제일 재미있긴 했습니다. UCLA의 전성기를 이끈 존 우든 감독의 이야기가 흥미로왔거든요. 정치나 경제에서는 의외로 정치인의 역량은 중요하긴 하지만 국가 성햐오가 시스템에 따라 지도자의 영향력이 차이가 있다는 것, CEO의 역량 역시 중요하지만 업종에 따라 CEO의 재량권이 차이나기 때문에 CEO 영향력의 차이가 크고, 오히려 지도자나 CEO가 교체되었을 때 변화가 크다는 점이 기억해둘 만한 내용이었어요.

한가지 곁가지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최저임금제가 국가 전체적으로 경제를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이미 증명되었고, 이를 밝힌 경제학자는 노벨상까지 받았다는 사실. 그런데도 이를 정치적 이슈로 다루는 정치인이나 이를 거부하는 CEO는 결국 자신의 개인적인 믿음만을 신봉하는 독불장군이라는 점이겠네요. 이런 사람이 집권, 혹은 선임되었을 때 해당 국가나 기업에 투자를 빨리 빼야겠다, 그리고 이런 사람이 물러나면 주식을 사야겠다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ㅎㅎ

쉽게 읽히는 책이라 한번 볼만하다는 생각입니다. 별로 깊이는 없지만 읽고 나서 나름 빼먹을 부분은 있는 그런 독특한 추천작이네요.

꿈의 구장

Field of Dreams Screenplay Poster: Kevin Costner, Ray Liotta - Etsy

이제는 고전이 되었지만 못봤던 영화 한편. 꿈의 구장을 보았습니다. 한참 케빈 코스트너가 주가를 올리던 당시인 1989년에 개봉한 작품인데 벌써 37년이 지났네요. 배경이 아이오와 옥수수밭이라 그런지 그리 세월이 흐른 느낌은 안든다는게 장점이라면 장점일지도요 🙂

어릴적 아버지와 다투고 대학에 간 이후 돌아가신 다음에야 부인과 딸과 함께 돌아와 옥수수밭에서 농업을 하며 살던 레이는 갑작스레 환청을 듣습니다. “If you build it, he will come” 영감이 시키는대로 무엇에 홀린듯 밭의 일부를 밀고 야구장과 야간조명, 그리고 간단한 관객석까지 세운 그의 가족에게는 재무적 압박이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반면 그가 세운 야구장에는 돌아가신 아버지가 좋아하던 야구선수인 Shoeless Joe가 돌아오더니 자신의 동료들까지 데려와 때때로 야구를 하게 됩니다. 그 야구장을 보면서 그가 하는 말과 그에 대한 레이의 대답이 이 작품의 대표적인 명대사이죠.
“Is this Heaven?” “No, it’s Iowa”

그러던 중 레이에게 다른 계시가 내려옵니다. “Ease his pain.” 그에 따라 레이는 왕년의 사상가이자 작가였지만 어디론가 사라진 테렌스 만을 찾아서 보스턴으로 갑니다. 그를 설득해 함께 차에 타서는 또다른 메시지를 따라 아이오와가 아닌 미네소타로 가서 단 한 번밖에 출전하지 못하고 메이저리그를 마무리한 ‘문라이트’ 그레이엄을 찾아다니고, 그 이후에야 아이오와로 돌아가죠. 돌아간 곳에서는 Shoeless Joe의 화이트삭스만이 아니라 여러 팀의 선수들이 함꼐 시합을 하고 있었고, 그곳에서 테란스 만은 그들의 영혼이 가는 곳에 대한 글을, 그레이엄은 자신이 못다한 타석에서의 회한을 남기고 의사로서의 자신의 역할도 하면서 자아를 찾고 성불(?)하게 되죠.

마지막으로 레이 또한 자신의 회한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돌아가신 아버지와도 만나 가족들을 소개하고, 떠난 후 못했던 캐치볼을 하며 마무리가 됩니다. 재정적 문제 또한 야구장을 보러 사람들이 몰려오며 입장료 등 관광수입을 통해 해결될 것임을 예고하구요, 가족들이나 이해해주지 못하던 친척 또한 옛 선수들의 경기를 볼 수 있게 되면서 이해하고 함께 서포트하게 되는 해피엔딩을 맞이하네요

제목처럼 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특히나 미국인들의 꿈 – 평생 무언가 자신만의 것을 이루고자 하는 마음, 가족들에 대한 갈등이 있어도 나중에 그 마음을 이해하고 돌아가는 혈육의 정, 야구라는 미국에서 시작된 스포츠에 대한 어릴적 추억과 선수/팀에 대한 애정, 현실의 장애를 극복하고 해피엔딩에 도달하려는 꿈 등이 표현된 이야기이죠. 우리 눈으로는 그냥 환타지스럽다고 생각한 한편의 영화이지만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영화로 꼽히는 이유는 이런데에 있는것 같습니다. 야구 이야기라면 그들에게는 무언가 스위치가 켜지는 것 같거든요 (내추럴의 로버트 레드포드도 그렇고, 머니볼도 이야기 많이 들었구요. 언제 봐야하는데..)

원작이 있는 스토리라서인지 영화를 보며 책을 읽는것같은 느낌이 많이 듭니다. 기회가 되면 한번 볼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더불어 실제 아이오와의 영화촬영지 옆에 메이저리그 경기가 가능한 구장을 지었고 그곳에서 특별 경기가 매년 한번씩 열린다고 하네요. 언제 영상을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제까지 3,4번정도 경기가 있었던것 같은데 내년에는 한번 보면 좋겠네요.

Royals, Red Sox to meet in 2027 Field of Dreams Game

전생했더니 슬라임이었던 건에 대하여

전생했더니 슬라임이었던 건에 대하여 (완결) – 5점
후세 (지은이), 밋츠바 (그림), 이소정 (옮긴이), 소미미디어

설정은 꽤나 흥미로왔고 시작은 좋았으나 중반 이후로 억지로 질질 끄는 느낌과 전투만 연속되는 탓에 지치게 만들고 마지막은 끝내야 한다는 일념에 성급하게 마무리해버린 아쉬운 이야기였습니다. 어찌보면 시작은 이세계 문명창조였으나 결말은 투명드래곤이었다는 느낌이랄까요. 원래 그정도의 재미 중심의 필력이었는데 너무 기대가 많았던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싱글 회사원이었던 주인공은 갑작스레 덤벼오는 무차별 칼부림에서 회사 후배를 보호하다가 칼에 찔려 죽고 이세계로 전생합니다. 전생과정 중 다치지 않는 몸을 원했기에 이세계에서는 상처가 나지 않는 슬라임 ‘리무루’가 되었고, 전생한 동굴에서 용종 베루도라를 만나 첫번째 우정을 쌓게 되죠. 그 과정에서 베루도라의 영향을 받은 마물을 사냥하고 그 능력을 흡수하는 힘을 각성하고 동굴 밖으로 나가면서, 사람도 만나고 사람으로 변신하기도 하며, 고블린/오크/키진/리자드맨 등을 모아 마을을 거쳐 국가를 건설하기에 이릅니다.

자신이 편하고 즐겁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인간들의 국가와 교류하기도 하고, 갑자기 닥쳐온 마왕 클레이만의 음모와도 대결하면서 리무루는 세계를 지배하는 다른 마왕들과 교류하게 되고 그들의 하나로 인정받게 됩니다. 다른 마왕들은 악마, 거인, 요정, 흡혈귀, 용사(?), 수인, 조인, 용인들이었고 이후 이 세계를 지배하는 신과 용족들과 다시금 살아가기 위한, 지키기 위한 싸움을 하는 이야기에요.

초반에는 마을과 국가를 건설하는 과정, 주변의 세력과의 교류와 대립,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 등이 흥미롭게 펼쳐져 그럭저럭 볼만합니다. 하지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인물들이 너무 많아 혼란스럽고, 각각이 일회성으로 쓰여지는 경우가 너무 많기도 하고요, 인물들이 보유한 기술이나 능력도 이름붙이기에 급급하고 후반으로 가면서 전투 또한 설득력보다는 그렇게 되었다고 설정을 뻥튀기하기에 혀를 차면서 보게 되었네요. (나중에 필요하면 기술명이나 용어집으로 참고하는게 낫겠다 싶기도)

만화버전은 작가가 이런 문제를 잘 인지하고는 있는지 무리하지는 않고 있어 차라리 그 쪽을 추천하는게 낫겠다 싶습니다. 일단 애니는 시작 안해서 다행이고 만화는 어느 시점에서 끊느냐가 중요할듯 하네요. 일단 시작했으니  끝까지 봤지만 다시 볼일은 좀 요원하지 않을까 합니다.

약사의 혼잣말

약사의 혼잣말(애니메이션 2기) - 나무위키

한참 미루다가 재생을 시작했는데 2기 48화라는 분량을 상당히 빨리 집중해서 봐버렸네요. 원작 라노벨도 계속 읽고 있고 스토리는 훨씬 많이 나갔기에 다 아는 내용이었지만 이를 애니메이션으로 보는건 또 다른 경험인것 같습니다. 더구나 소설에서 생략되거나 스리슬쩍 넘어간 내용을 연출의 힘으로 더 상세하고 개연성있게 표현한 부분이 눈에 띄면 ‘와 이거지’ 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건 정말~

마오마오는 유곽에서 약사로 일하는 양부와 함께 살고 있지만 어느날 인신매매단에 납치되어 후궁에 팔려갑니다. 황제의 비로 여러 곳에서 보내온 비들과 이들의 수발을 드는 시녀와 일꾼으로 등록되어 일하게 된거죠. 어느날 상급비들간의 다툼 속에서 병을 일으키는 납이 들어간 화장분을 보고 이를 주의하라는 메시지를 남긴 덕에 상급비의 하나인 고쿠요 비의 독 시식 담당으로 발탁됩니다.

이후 자신의 진가를 알아보고 계속 사건을 물어오는 미남(?) 환관 진시의 정체에 대한 이야기와 갑작스레 닥쳐온 암살의 위기, 아이를 잃어 삶의 의지를 잃은 다른 상급 비인 리화를 다시 일으키기 위한 작업, 또다른 두 명의 상급비 리슈와 아둬 간의 관계와 이들을 둘러싼 시녀들의 죽음과 음모에 대한 일들을 해결하며 이야기가 전개되죠.

2부에서는 아둬 비가 물러나면서 새로 들어오는 권신 시쇼의 딸 러우란 비가 주요 인물입니다. 북방으로 간 사냥 여행에서 진시를 암살하려는 사건이 발생하고 마오마오가 ‘개구리’의 존재를 알게 되구요, 새로운 친구인 시스이와도 이런저런 사건으로 얽히고 1부에서 죽은줄 알았던 스이레이가 다시 등장하면서 마오마오는 북방의 반란 세력에 납치됩니다. 이곳에서 선제가 남긴 유언과 암덩어리를 청산하려는 시쇼의 역할, 그리고 러우란과 시스이의 비밀이 엮이며 인상적인 결말로 달려가게 되죠.

원작도 꽤나 흡입력있고 꽉 짜여진 스토리라인, 독특한 설정으로 즐겁게 읽고 있는데다가 애니화가 너무 잘 되어서 정말 마음에 드는 작품이었어요. 특히나 좋아하는 캐릭터인 시스이가 너무나 매력적으로 그려져서 더욱 좋기도 했구요. 후속에서 다시 볼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건 어려울 것 같고, 다음 분량도 이만큼 탄탄하게 잘 그려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두번째로 좋아하는 취에 씨가 어떻게 그려질지 너무 기대되거든요 🙂

기동전사 건담: 섬광의 하사웨이 키르케의 마녀

NEWS | 『機動戦士ガンダム 閃光のハサウェイ キルケーの魔女』公式サイト

넷플릭스에 떠서 드디어 봤습니다. 1편이 하사웨이와 기기의 만남, 그리고 MS 크시 건담과 페넬로페의 첫 접촉이었다면 이번에는 본격적으로 마프티와 키르케 부대의 본격적인 접촉이 이루어지네요. 여기에 인물들간의 관계에도 변화가 일어나는데 그 과정을 세련되게 풀어냈다는게 인상적입니다. 발리안트 함에서 오엔벨리 습격, 그리고 애들레이드로 가는 길에 에어즈 록에서 전투에 돌입하는 하사웨이. 다바오에서 홍콩으로 갔다가 애들레이드로, 그리고 에어즈 록으로 가서 하사웨이와 만나는 기기. 그 가운데 떠나는 케리아와 줄리아 등이 기억에 남네요.

분명 클라이막스는 하사웨이의 크시 건담과 레인 에임의 아류세우스의 에어즈 록에서의 전투일텐데 보다 인상적인 것은 하사웨이의 환상과 기기의 예지입니다. 하사웨이는 초중반에 걸쳐 잘못된 선택으로 목숨을 잃은 퀘스의 망령에 시달리고, 여기에 1편에서 만났던 기기의 모습이 순간순간 겹치면서 정작 실물로 자신의 곁에 있던 캐리아를 떠나보내죠. 기기는 현실적으로 자신을 필요로 하고 자신에게 안정과 편안함을 줄 수 있는 홍콩의 백작보다 기회를 제공해주는 케네스를 선택하고, 그 종착역으로는 (심정적으로) 자신을 불러내고 자기를 애타게 필요로하는 하사웨이에게 가는 길을 걷게 되구요.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크시를 타고 이동하는 이들의 모습은 아름답기도 하고 처연하기도 합니다. 퀘스와 아므로의 망령 속에서 전투를 치른 하사웨이가 과연 본격적으로 힘과 복수심을 키워올 케네스와 레인을 상대로 과연 어디까지 버텨낼 수 있을지. 그리고 이 과정에 아무것도 모른 채 지구에 내려오는 브라이트는 아들을 상대로 어떤 행로를 걷게 될지 3편이 궁금해지네요. 리디에 벨토치카 칠드런도 올라오는것 같던데 섬광의 하사웨이 원작도 빨리 오픈되면 좋겠다는 희망도 가져봅니다.

덧, 마지막 장면에 흐르는 노래가 귀에 익다 했더니 Guns’n Roses의 Sweet Child O’ Mine이군요. 간만에 들으니 좋았고.. 근데 어떻게 라이센싱했을지 신기하기도 하네요. 이런 유명한 곡을 엔딩에 박을 수 있다니 🙂

리본 히어로

THE RIBBON HERO リボンヒーロー : 作品情報・声優・キャスト・あらすじ - 映画.com

넷플릭스 제작. 데즈카 오사무의 리본의 기사 (사파이어 왕자)를 오마주하여 제작한 작품입니다.  이미지와 캐릭터를 모티브로 삼기는 했지만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별개의 작품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악평이 많은데는 굳이 원작과의 연계를 찾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고,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원작에서 모티브를 따온 별개의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보면 생각보다 볼만하지 않나 싶었네요.

네르갈이라는 이세계에서 온 괴물의 습격으로 주인공 사파이어의 왕국 실버랜드는 멸망합니다. 부모님은 물론 본인의 팔 한쪽도 잃고 왕국을 탈출한 사파이어는 그녀와 함께 살아남은 지르코와 함께 골드랜드로 넘어가죠. 그곳에서 노래를 잘 하는 소녀 파인과 록/초로기/헤케트/쌍동이들과 사파이어는 함께 광산일을 하며 친해지지만 갑작스런 네르갈의 습격에 리본이 각성하면서 힘을 얻어 물리치게 됩니다. 하지만 골드랜드는 교황과 신관들이 네르갈에게 제물을 바쳐 평화를 유지하는 나라였고, 그곳에서 제물이 될 고아들을 보호하는 입장이기도 한 벨벳은 사파이어의 존재를 교황에게서 숨기고 네르갈을 물리칠 기회를 주기로 합니다.

하지만 점차 네르갈이 소환되는 창조의 기둥이 왕국으로 다가오고 실버랜드를 멸망시켰던 공중부양형 네르갈과 초 거대 네르갈이 등장합니다. 교황은 벨벳과 사파이어를 구속하고 고아들을 제물로 바치고자 하지만 벨벳은 고아들을 위해 무력을 포기하고 반대편에 서고,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자책하던 파인은 빼앗긴 사파이어의 리본을 되찾아 동료들을 통해 전달해줍니다. 사파이어 또한 자신을 믿어주는 친구들의 우정, 자신을 지킨 어머님의 진정한 마음,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모아 네르갈과 최후의 대결을 하고 네르갈을 제거하는데 성공하죠. 그리고 실버랜드로 돌아가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됩니다.

독특한 설정, 화려한 액션, 아름다운 캐릭터, 멋드러진 음악. 작품으로 보면 꽤 괜찮았고, 그저 원작의 무게에 짓눌린게 문제였지 않았을까 싶은 아쉬움이 있는 작품이네요. 별로 기대하지 않아서 그런지 나름 흥미롭게, 기대보다는 꽤 괜찮게 본 작품이었습니다. 원작 리본의 기사도 언젠가 넷플에서 해주면 좋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