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인의 집행관 – 김보영 지음/폴라북스(현대문학) |
김보영 님의 작품은 저 이승의 선지자를 첫번째로 접하고 이번에 두번째로 집어든 책입니다. 집필 순서와 역순으로 보는 터라 어떨까 했는데, 비슷한 점도 있고 확 다른 점도 있고 하네요. 개인적으로는 저 이승의 선지자 쪽이 좀더 명확하게 이야기 전개를 이해할 수 있어 더 좋았어요. 하지만 한번 더 읽고 싶은 쪽은 이 7인의 집행관 쪽인듯. 다 읽고 난 지금에도 이미지가 흐릿한 두세 명이 있어서 다시 봐야 정리가 될 것 같네요.
주인공인 흑영 본인도 각각의 세계에서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는데다가 일곱 명의 집행관도 다 기억이.. 비영, 소암, 수경, 양명은 그래도 존재감이 있는데 재사와 무진은 정말 기억이 잘 나지 않더라구요. 게다가 죽은 당사자인 선우와 수수께끼의 시스템(?)이 엮이는 터라 등장인물 목록이 머리속에서 잘 정리가 되질 않아요. 하지만 묘한 매력의 분위기와 설정이 계속 읽을 수 있는 힘을 줍니다. 꿈속의 꿈이라는 컨셉이 인셉션과, 수면칩이라는 개념이 매트릭스와, 그리고 때로는 인터스텔라처럼 다른 세상을 엿볼 수 있다는 이미지가 많이 겹치면서도 독특한 배경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젤라즈니가 동양적인 배경으로 글을 쓴다면 이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 다른 작품에서는 또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