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영화화했다고 해서 관심갖고 보게 된 영화입니다. 제목부터 시작해서 이런저런 말이 많았지만, 꽤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해요. 원작이 단편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두 시간짜리 러닝타임으로 풀어내기 위해서는 많은 부분을 상상해내야 했을텐데, 기본 스토리를 바탕으로 자잘한 디테일을 지루하지 않게 잘 이끌어냈어요.
특히 원작 스토리를 거의 잊어버린 입장에서 접한 딸과 지낸 삶에 대한 회상, 그리고 뒤에 밝혀지는 사실 – 그것이 정말 회상인지 아니면 미래인지, 그리고 헵타포드(외계인)들 역시 그런 면을 보고 있는건지, 그들의 문자가 공간만이 아니라 시간까지 표현하는 것인지 등을 멋지게 풀어낸 점에는 정말 감동. 머리속으로 생각한 것 이상을 보여줬다는 생각입니다.
지금 몇년만에 다시 원작을 집어들고 읽어보면서, ‘아 이런 부분이 이렇게 묘사가 되었구나’ ‘이 부분은 영화상에서는 바뀌었네 – 사이즈도, 문자 해석 과정도.’ 등등을 생각하고 있어요. 한번 읽은 작품을 잊을 때쯤 영화로 보고 다시 읽어보는 경험도 꽤나 독특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