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ry Potter and the Order of the Phoenix

해리포터의 다섯번째 모험담. 그러나 사춘기 소년의 투정투성이.

확실히 해리 포터 시리즈의 최고작은 3부 ‘아즈카반의 죄수’ 편인 듯 하다. 5부는 많이 실망. 3부에서의 적절한 위트와 예상을 뒤엎는 반전, 새로운 설정과 스릴넘치는 모험담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4부에서는 두 배로 늘어난 분량 속에서 길을 잃기 시작하더니, 5부에서는 지리멸렬해져버렸다.

아무래도 이야기를 너무 늘이다 보니 롤링 자신도 길을 잃은 듯. 긴장감은 떨어지고 우리의 주인공 해리포터는 투덜이 스머프가 되어버렸다. 읽는 내내 답답하고 한심해서 치를 떨기도.. 지금으로서는 헤르미온느가 빅터 크룸과 이어지면 좋겠다는 생각까지도 든다. –;;; (론 위즐리 군은 물론 일찌감치 제외. 바보가 따로 없다니까 -_-)

그런 와중에서도, 주위의 분위기가 어떻든 완전히 신경을 끄고 언제나 마이페이스의, 좀 멍하지만 할 거 다 하고는 루나 러브굿 양과, 이전에는 우물쭈물 수줍소녀였지만 당찬 터프걸로 거듭난 지니 위즐리 양이 5부의 수확이라면 수확이랄까? 중간중간 잊어버릴 만하면 ‘짠’ 하고 등장해서 예상을 깨는 언동으로 신선함을 불어넣어준 그녀들의 활약 덕분에 그나마 읽을 맛이 조금이나마 살아났다. 다음 편에서 더 많은 활약을 기대기대.

다들 사춘기라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고 싶지만, 그렇게 넘어가려면 다음 6부 스토리를 잘 이끌어가야 할듯. 롤링이 배고픈 시절을 잊지 않고 성실하게 써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너무 돈만 밝히지 말라구요!

6월 말에 받아서 12월 초에 다 읽었으니, 읽는데 근 6개월 가까이 걸렸다. 뭐, 중간에 한참동안을 쉬기도 했지만 역시 766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이 부담이 된 듯. 읽은 보람도 없이 좀 재미가 덜해서 아쉽지만, 한글판 5권을 사는 가격보다는 훨씬 싼 가격이라, 영어공부+돈 절약한 걸로 위안을 삼는다.

그래도 6권은 기다려진다. 해리포터시리즈의 힘은 이런건가? 🙂


마음에 드는 구절:

‘No. No, like all young people, you are quite sure that you alone feel and think, you alone recognise danger, you alone are the only one clever enough to realise what the Dark Lord may be planning -‘
– p.438

He was finding it hard to decide whether he wanted to be with people or not; whenever he was in company he wanted to get away and whenever he was alone he wanted company.
– p.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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