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한 한주가 지났습니다. 워낙 여러 가지 일이 있었고, 회사일도 정신없이 바쁘고 해서 너무나 기다려온 주말이 왔네요. 늦게까지 푹 자고 미적미적 일어나서, 멍하니 있다가 먹을거 조금 집어들고 초속 5cm를 편안하게 보았습니다.
개인작업에서 팀작업으로 변경했다고 해도,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빛과 소년, 사랑과 성장과 외로움에 대한 테마는 여전합니다. 사실 이번 ‘초속 5cm’도 단편이기에 더욱 그런 성향이 짙게 나타나는지도 모르겠어요. 전작이자 최초의 장편인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같은 경우에는 외로움보다는 미래에 대한 희망이 더 강렬했으니 말이죠.
어쨌든, 이번 초속 5cm는 ‘벚꽃 이야기’, ‘코스모너트(우주비행사)’, ‘초속5cm’의 세 편의 단편이 토노란 한 소년을 따라가며 이어집니다. 어릴적 전학으로 헤어지게 된 아카리와의 순수한 사랑, 가고시마로 전학간 후 토노를 좋아하는 스미다의 짝사랑, 성장한 후 옛 기억을 되돌아보는 추억의 사랑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예쁘기도 하고 아릿하기도 한 감정을 전해주네요.
예뻤던 기억은 잊기도 하고 묻혀지기도 합니다. 힘들기도 하고 앞이 막막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떻게든 살아가면서 그 기억은 한걸음 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마음의 성장을 뒷받침해주기도 하죠. 그래서 ‘통과의례’라는 말을 쓰는지도요. 뒤돌아보면 별거 아니었지만 그때는 어째서 그렇게 힘들기만 했었는지.. 하지만 그 기억이 있었기에 지금 최선을 다해 사랑하며 가는 내가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빛뿐만 아니라 마음을 담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 그에게는 어떤 이야기가 있었을지 궁금해지네요. 기억을 더듬는 예쁜 이야기, 감사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