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마미아2: Here We Go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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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즐겁게 봤던 영화판 맘마미아의 후속편입니다. 1편이 뮤지컬 원작을 영화화하는데 충실하기만 했어도 기본 스토리는 먹고 들어갔던 반면, 2편은 오리지날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어서인지 이야기 전개가 좀 중구난방.. 그럼에도 1편 이후가 아닌 이전, 도나의 옛 이야기라는 점에서 재미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그리스의 한 섬에 가게되었는지, 세 명의 남자친구(?)를 어쩌다가 만나게 되었는지, 그리고 호텔을 어떤 과정을 거쳐 시작하게 되었는지를 현재와 과거의 캐릭터를 겹쳐가면서 여러 곡과 함께 펼쳐냅니다.

맘마미아다운 흥겨운 멜로디와 활기찬 분위기가 좋았고 스토리도 괜찮고 노래 역시 꽤나 좋아서 흥얼거리게 되는 넘버들이 많았어요. 특히나 안단테 안단테는 굿 픽이었던듯. 그런데 막판에 등장하는 셰어의 목소리에 모든 넘버들이 확 가버리는 느낌 – 역시나 그 중저음은 정말 돋보이더군요. 오 페르난도 뿐만 아니라 한 소절씩만 부르는 노래들도 전부 다 불러줬으면 하는 희망사항이 들 정도였어요.

아쉬운 점은 개인적인 문제이지만 얼굴을 잘 구별하지 못해서.. 도나의 어린시절을 연기한 릴리 제임스와 딸인 아만다 사이프리드를 자꾸만 헷갈리면서 봤다는 것. 그리고 곡을 너무 많이 넣다 보니 이야기가 끊길 정도로 노래가 자꾸만 튀어나오는게 좀 과했던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남자친구 스카이가 좀 별로였다는 것도… 오히려 매니저님 (앤디 가르시아)이 정말 멋진 노중년이시더군요.

간만에 즐겁게 본 가벼운 영화였고, 이걸 보다보니 아바의 음악도 듣고싶고, 갑자기 콜린퍼스 때문인지 킹스맨도 보고싶어지네요. 2편을 못봤는데 조만간 봐야겠네요.

돌이킬 수 있는

돌이킬 수 있는10점
문목하 지음/아작

아스님이 언젠가 언급한 글을 보고 차기작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서야 집어든 SF입니다. 제목도 그렇고 표지도 그렇고 잔잔하고 평온한 이야기일거라 지레 짐작하고 펼쳐들었는데, 의외로 빨려들어가는 이야기 전개와 구성에 허겁지겁 읽어버렸어요. 처음에는 경찰과 수수께끼 조직간의 갈등과 그 사이에서 자신의 이익을 뽑아먹는 인간군상 따위의 스릴러 혹은 느와르인가 하다가, 갑자기 재난 이후의 삶에 대한 디스토피아 이야기가 엮이더니, 다음에는 SF 액션물을 거쳐서 시간여행물로 이어지는 스펙타클한 전개라니, 따라가기 벅차면서도 정말 재미있게 읽었네요.

처음의 주인공이 그 주인공이 아니고, 처음의 악당이 나중에는 악당이 아닌 캐릭터들의 묘사도 너무 좋았습니다. 윤서리의 시선을 따라가지만 윤서리 본인도 숨기고 있는 비밀이 있고, 말 그대로 비밀집단인 비원도 왜 그리 싱크홀이라는 재난지역에 집착하는지, 무엇을 목표로 하고 있는지 등등 비밀이 가득가득한데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그 복잡한 구조가 하나하나 풀려나가는게 정말 교묘한 솜씨인듯.

시간여행 스토리는 보면서 계속 엣지 오브 토모로우 – All you need is kill 의 계속 반복되는 스토리가 연상되더군요. 비슷하게 과거의 실패를 계속된 도전으로 바로잡는 구조임에도 서로 다른 느낌으로 풀리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다음 작품도 바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기대작가입니다. 다음 작품도 바로 봐야겠어요.

부서진 대지 1: 다섯 번째 계절

다섯 번째 계절8점
N. K. 제미신 지음, 박슬라 옮김/황금가지

상당히 강렬한 설정으로 펼쳐지는 SF 3부작입니다. 휴고상 수상작을 찾아 읽는 와중에 최근 3년간 상을 휩쓴 시리즈라 기억하고 있는중 출간 소식을 듣고 읽기 시작했어요. 생각보다 한참 걸렸는데 리뷰를 쓰느라 찾아보니 어느새 2부가 출간되어 있네요. 1부 끝이 ‘어라, 이게 끝이야?’ 였는데 구매하는대로 이어서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문명 시대가 한참 지나고 사람들이 십여 차례에 걸쳐 ‘다섯 번째 계절’이라고 부르는 혹독한 환경변화기를 겪는 시대가 배경입니다. 이 계절을 버티기 위해 사람들은 ‘향’이란 곳에 모여서 물자를 비축하면서 살고, 가장 큰 환경 요인인 땅의 변화를 두려워하며 살고 있죠. 대륙을 지배하는 산제 제국은 힘을 잃었지만 여전히 권위를 가지고 있는 수도 레메네스에서 땅을 컨트롤하는 힘을 가진 오로진들을 이용해 영향력을 끼치고 있어요. 오로진들은 이 능력을 펄크럼이라는 능력자 양성기관에서 갈고 닦으면서 대륙 곳곳 능력이 필요한 곳으로 파견되어 힘을 발휘하죠. 이들을 제어하기 위해 지배층은 능력을 무력화시키는 힘을 가진 수호자들을 거느리고 대륙에서 태어나는 오로진 어린아이들을 모아들이고 관리합니다.

이야기는 세 가지 시점에서 펼쳐집니다. 티리모라는 향에서 능력을 숨기고 아이들 둘을 키우며 살아가던 에쑨이라는 여성, 힘을 들켜 마을에서 쫓겨나 수호자와 펄크럼으로 향하는 다마야라는 아이, 펄크럼에서 교육받고 해안 마을의 항구를 정비하는 임무를 받아 열 반지 – 최고의 능력을 가진 오로진 – 알리배스터와  함께하게 된 시에나이트. 이 세 가지 이야기의 줄기가 하나씩 하나씩 합쳐지면서 오로진과 수호자, 그리고 그 사이에 끼어든 스톤이터라는 존재가 얽힌 스토리가 시작됩니다.

설정만으로 흥미롭지만 그런 재미를 느끼기까지 한참동안 펼쳐지는 행로를 따라가는게 – 게다가 그 행로가 세 갈래라니 –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막판이 되면서 그 가지가 하나로 모이면서 갑작스레 책이 끝나버려 ‘어라 이게 끝이야?’ 싶은 느낌이 갑자기 들어 아쉬움이 몰려드네요. 더더욱 다음 권이 기다려질 정도로 후반 흡입력도, 인물의 묘사도, 설정도 차곡차곡 잘 쌓아올린 느낌입니다. 이제 겨우 이야기를 시작한 만큼, 종합적인 느낌은 3부작을 다 읽어봐야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로마의 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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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리 헵번, 그레고리 펙 주연의 고전 영화. 옛날옛적부터 TV에서 방영해주는걸 여러 번 보긴 했지만, 다 부분부분이어서 한번 맘먹고 정주행을 해봤습니다. 의외로 앞뒤중간에 걸쳐서 못 본 부분이 많이 있었네요. 공주가 숙소에서 탈출하고 어떻게 조 브래들리와 만나게 되었는지, 어떤 연유로 시내를 헤매다니면서 데이트를 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마지막에 어떤 경로로 숙소로 돌아가게 되었는지 등등을 구체적으로 보게 되니 ‘아, 이런 이야기였구나’ 싶더군요.

50년이 넘은 작품인데도 지금 봐도 너무나 즐겁고 흐뭇하게 볼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의 교과서같은 느낌의 작품이었습니다. 헵번 여사도 정말 풋풋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마지막에서는 한계단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는 한편, 조 브래들리 / 그리고 사진기자인 어빙 또한 한탕 벌고자 하는 모습에서 정을 쌓고 간직하려는 모습으로 변화되는 것도 좋았네요.

종종 기회될 때마다 고전도 한편씩 보면 현대의 급박함에 쫓기는 마음이 치유되는 느낌이 드네요. 다음번에도 생각하고 있는 작품이 있는데, 종종 하나씩 감상하고 느낌을 올려볼까 합니다.

식물의 책

식물의 책8점
이소영 지음/책읽는수요일

세밀화로 그리는 우리나라의 식물 그림을 테마로 해서 자근자근 그와 연관된 이야기를 풀어내는 책입니다. 민들레, 라벤더, 고사리 등의 풀이나 복수초, 튤립, 수선화 등의 꽃들, 감귤, 사과, 토마토 등의 과일과 참나무 등의 나무까지 정말 다양한 꽃나무들을 주제로 편안하게 이야기해주는 힐링물같은 한권이여요.

작은 책임에도 많은 정성이 들어간 책이라는 생각이 드는건, 책에 쓰인 종이도 부드럽게 식물이 물든 듯한 느낌이 들고, 그림 한장한장도 때로는 흑백의 연필같은 터치로, 컬러도 과하지 않은 부드러운 색감으로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야기 자체도 식물의 학명이나 영명에 얽힌 이야기가 흥미롭게 쓰여져 있어서 새로운 것을 부담없이 듣는 기분으로 기억하게 되었네요.

한번 읽고 넘어가기는 하지만, 주위에서 꽃나무들을 보게 되면 한번 다시 되새겨보고 생각해볼 수 있게 될 것 같네요. 산책하면서 혹은 여행하면서 조금 더 주위를 둘러보고 그 사이에 숨겨진 식물 이야기들을 찾아볼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