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메레르 1 – 나오미 노빅 지음, 공보경 옮김/노블마인 |
용을 타고 싸우는 용기사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환타지-라고 알고 있었는데, 나름 신선한 설정과 자연스러운 이야기 전개에 어느새 빠져들고 말았네요. 알려지지 않은 세계의 알려지지 않은 연대를 바탕으로 하는 수많은 환타지와는 차별적으로, 테메레르는 나폴레옹 전쟁을 배경으로 합니다. 육지에서는 나폴레옹이 영국과 오스트리아를 연파하며 승승장구하고 있고, 바다에서는 넬슨제독이 스페인-프랑스와 사활을 건 전투를 벌이고 있죠. 이러한 육-해군 구도에 용을 개입시켜 공군이라는 개념을 더해낸 설정이라니. 멋져.
그렇기에 용이란 생물은 천하무적 유아독존이지도 않고, 상처입기도 하고 죽기도 합니다. 하지만 중요한건 인간적인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겠지요. 때로는 아이같이 순수하면서도 때로는 냉철하고 날카로운 직관을 보이기도 하고, 어떨 때에는 감정에 사로잡혀 분노하기도 합니다. 이들을 단지 ‘지배하고 명령하는’ 것이 아니라, ‘협력하고 의지하는’ 관계라는 것이 참 좋네요.
어쩌다가 포획하게 된 프랑스 군함에서 발견된 용알. 깨어난 어린 용 테메레르에게 선택받은 해군 대령 로렌스가 공군으로 전출되고, 이어서 훈련받고 전투에 참여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이 메인 스토리입니다. 사실 5권까지 다 읽어야 마무리가 될줄 알았는데, 우선은 1권만으로도 하나의 스토리가 완결되는게 좋네요.
나오미 노빅이란 작가는 게임 시나리오 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는데, 그런 경험이 도움이 된걸까요? 작가의 상상력과 소설 구성에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이렇게 즐겁게 소설을 읽어본것도 간만이네요. 앞으로 종종 나머지 권도 읽어나가겠지만, 우선 1권은 꽤나 마음에 듭니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