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인 이야기 12 –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한길사 |
예, 로마인 이야기입니다. 시오노 나나미란 한 일본 작가를 한국인의 머릿속에 각인시킨 그 작품이죠. 처음 접할 당시만 해도 5권까지만 나온 상태여서 15권을 목표로 한다는 말에 의구심을 가졌었는데 어느새 12권이라니, 참 신기하네요. 완결까지 3년 남았습니다. 화이팅! 🙂
로마제국이 기울어가고 있습니다. 그나마 현상유지를 가능하게 했던 세베루스 황제가 죽은 이후 계속 황제자리는 어중이 떠중이들한테 넘어가고 넘겨받고 하는 일들이 계속 일어납니다. 읽으면서 매 장마다 새로운 황제가 나타나면, 이름 옆의 재위기간을 꼭 확인하게 되더군요. 1~3년 정도면 ‘아, 이녀석은 바보같이 금방 살해당하는구나’, 5~7년 정도면 ‘아쉽게도 잘하다가 죽어버리는구나’ – 뭐, 전체적으로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그나마 예전에 확립해놓은 시스템의 관성에 기대어, 그리고 가끔 나타나는 그나마 괜찮은 몇몇 황제에 의해서 아직은 제국을 지켜나가고 있습니다. 처음 제국이 태어날 당시의 불꽃같은 매력은 이제 더이상 보이지 않아 아쉽지만, 다음에 이어질 마지막의 찬란한 불꽃을 기대하게 되는군요.
– p.416
불행이나 역경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최후의 구원이고 위안이 되는 것은 희망이라고 전성기의 로마인이었던 세네카는 말했다. 그런 로마 제국도 3세기 후반에 접어들면 제국 영내에 사는 사람들에게 ‘평화’를 줄 수 없게 되었기 때문에, ‘희망’도 줄 수 없게 되었다. 완고한 신앙심보다 자유로운 이성의 작용을 중시해야 한다는 철인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말이 과연 그들에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을까.
기독교가 승리한 요인은 실제로는 로마가 약해지고 피폐했기 때문이다. 로마 제국은 활력을 유지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인 자신감과 자긍심마저 잃어버렸다.
– p.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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