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기원 – 리차드 리키 지음, 황현숙 옮김/사이언스북스 |
아프리카와 유럽을 넘나들며 인류의 기원을 찾아나서온 리키 가문의 2세가 쓴 연구과정에 대한 책입니다. 지인으로부터 소개받아 읽기 시작했지만, 방금 전 찾아보고 깜놀한건 이 책이 아닌 동일 제목의 다른 책이었다는 점 -_-;;; 뭐 어쩌겠어요, 이미 읽은걸. 어쩐지 좀 지루하더라니.
그럼에도 지식을 쌓는 면에서는 괜찮았던것 같습니다. 인류의 기원이라 알려진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그 전 단계의 라마피테쿠스 등이 현생 인류와 동일한 계통이 아닌 초기에 분화한 다른 계통수 가지로 갈라졌다는 내용, 그리고 호모 에렉투스가 출현한 지역이 아프리카라는 근거, 그 후 이들이 진화하는 과정이 한 곳에서 이루어졌는지 혹은 다양한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화했는지 등등 조금 더 상세한 이야기가 설명되어 있어요. 이와 함께 언어는 언제부터 쓰였을까, 예술적인 활동은 언제부터 시작되었나 등등이 해부학적/생물학적 관점에서 함께 이야기되어 현재의 이론을 이루는 다양한 근거를 제시해줍니다.
놀라운 점은 이런 이론 제시와 논란이 1990년대까지 지속되고 있다는 거에요. 어릴적 80년대부터 인류의 진화 과정 –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베이징 원인, 네안데르탈인, 크로마뇽인 – 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왔음에도 그 이후로도 10년 이상 지속적으로 새로운 혹은 보강된 이론이 제시되고 논의되는 점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하긴 공룡이 파충류냐 조류냐, 냉혈동물이냐 온혈동물이냐, 어떤 모습이냐 등등도 계속 바뀌고 있는 가운데 증거가 적게 남아있는 인류의 화석을 근거로 분석하는 것 또한 어려운 일이었을거라 생각되네요.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원래 읽으려던 ‘인류의 기원’도 찾아봐야겠습니다. 실수로 읽게 되었지만 나름 흥미로운 내용이어서 후회스럽지 않아 다행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