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귀고리 소녀 – 트레이시 슈발리에 지음, 양선아 옮김/강 |
이걸 왜 빠뜨렸지.. –;;;
읽은건 4월인것 같습니다. 어쩐지 4월달에 읽은 책이 적다 했더니, 그렇게 재미있게 읽어놓고서는 리뷰에서 싹 빠뜨려버렸군요. 정신을 어디 딴데다 놓고 있었던지, 아니면 너무 감동한 나머지(-_-) 좀 마음을 식히고 써야지 해놓고서는 까맣게 잊어버렸는지도.. 어쨌든,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죠 🙂
작가는 트레이시 슈발리에. 겉표지를 살짝 들추면 나타나는 작가의 말부터 마음을 사로잡아버립니다. 작가가 서양미술 관련 강의에서 맞닥뜨린 한 장의 초상화. 어두운 배경 속에서 오묘한 표정을 지은 한 소녀가 보입니다. 커다란 눈망울과 도톰한 입술을 보고 있으려니 귓가에 보이는 하얀 방울 – 진주 귀고리가 눈에 띄는군요. 바로 북구의 모나리자라 불리는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명작, 진주 귀고리 소녀입니다.
그리트라는 이름의 한 소녀가 가족의 생계를 위해 하녀로 베르메르의 집에 들어가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꼼꼼한 성격 때문에 화실 청소를 맡게 되면서 이어지는 베르메르와의 만남. 주인마님과 버릇없는 딸과의 갈등. 그리고 시장 정육점집 아들인 피터와의 관계, 집안에서의 기대 등이 맞물려 그리트의 생활을 흔들게 되죠. 그 가운데 중간중간 언급되고 완성되는 베르메르의 작품이 책 사이사이에서 소개됩니다.
사실 원작에는 그림이 안 들어있다고 합니다. 번역본에서 나름대로 배려하면서 넣은 부분인데, 참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한 장 한 장을 넘기면서 ‘다음에는 어떤 그림이 나올까’를 기대하며 이야기를 따라가는 재미는 정말 말로 다할 수 없었거든요.
어린 시절 짧은 몇 년간이었지만, 평생 기억되는 기억이 있습니다. 드래곤 라자의 표현을 빌자면, ‘마법의 가을’이라고나 할까요. 그리트라는 한 소녀의 마법의 시절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어간 며칠간은 정말 즐거웠네요. 감히 올해의 베스트로 꼽아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