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재밌었습니다. 정말 상업영화의 정점을 찍었다고나 할까요, 관객이 기대하는 부분을 딱 찝어서 훌륭하게 대응했을 뿐만 아니라 그 이상으로 만족시켜준 정점이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었네요. 뭐, 매버릭이 탑건 교관이 되는걸로 끝냈으니 록키처럼 다음 세대를 잘 키워주고 마무리하는 내용이겠지 생각했습니다만,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그 기대를 깨버리고 직접 뛰는 매버릭의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주네요.
하긴, 1편에서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면 교관이었던 바이퍼가 그 멋진 비행술을 가지고 실전에 출격하지 않고 교관 자리에만 머무른 게 이상했는데, 이번에는 훈련 과정에 학생들을 열심히 가르치고서 막판에 잘릴 위기에서 직접 제시한 시나리오가 맞다는 것, 그 이상으로 달성이 가능하다는걸 몸소 보여주는게 역시 탐크루즈다웠어요. 기체 부문에서도 이미 오래전 은퇴해서 미해군에서 운용되지 않는 F-14 톰캣을 못보겠지, 혹은 보여주더라도 억지겠지 했는데, 역시나 주력으로는 F-18 슈퍼호넷이 운용되지만, 갑작스레 적군 기지에서 등장한 F-14, 그리고 그걸 몰게 된 매버릭. 아, 탄성이 나올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어요.
그 밖에도 활주로를 따라 모터사이클을 모는 모습, 로맨스 관련해서도 켈리 맥길리스가 안나온건 아쉽지만, 전편에서 언급됐던 ‘전투기에 태웠던 제독 딸네미’가 등장해서 이야기를 잇는 스토리도 잘 생각해냈고 말이죠. 그리고 빠지지 않는 기체를 뒤집어서 대화하는 씬, 관제탑을 고속으로 스쳐지나가는 씬 등등 세심하게 전편의 주요 씬을 잘 살려서 보여줬네요. 감독과 작가의 세심함에 감동.
전체적인 스토리는 탑 건 뿐만 아니라 톰 크루즈가 출연했던 많은 영화를 집대성한 느낌입니다. 탑 건에서 시작하지만 멋진 하얀 제복을 입은 모습은 어 퓨 굿 맨, 말도 안되는 어려움을 뚫고 임무를 성공시키는건 미션 임파시블, 그리고 최종 미션 스토리는 완전히 스타워즈.. (여긴 톰크루즈가 안나왔지만 -_-) 그래도 하나하나를 잘 살려줘 너무너무 즐거웠습니다.
덕분에 두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을 하나도 지루하지 않게 즐겁게 보냈네요. 끝나자마자 스토리가 어지러워서 다시 보고싶은게 아닌, ‘정말 즐거워서’ 다시보고싶은 경험은 처음이었던듯. 또 봐야겠습니다 ㅎㅎ